무리한 다이어트로 빈혈환자 급증
10대가 최고…2월 비해 2배 늘어
10대가 최고…2월 비해 2배 늘어
지속 불가능한 다이어트의 법칙. 새해엔 규칙적인 운동으로 살을 뺀다고 다짐한다. 건강한 다이어트 습관은 무너지기 쉽고, 여름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다급한 마음에 몸엔 나빠도 효과 빠른 ‘굶는 다이어트’를 택한다. 여름이 끝나면 원상 복귀다.
새해 다이어트 결심이 작심삼일이듯, 여름철 빈혈 환자가 급증하는 패턴도 해마다 되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5월부터 ‘영양성 빈혈’ 진료 인원이 증가하기 시작해 7~8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9일 밝혔다. 영양성 빈혈은 적혈구 수치가 정상보다 낮아지는 빈혈의 하나로, 철·비타민·엽산 등의 영양소가 부족해 생기는 질환이다. 흔히 호흡곤란,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성별·나이대 관계없이 7~8월엔 영양성 빈혈 진료 인원이 20~30% 늘었지만, 10대 여성의 증가율이 높았다. 10대 여성은 이 시기 빈혈 진료 인원이 다른 때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2010~2014년 5년간 월별 평균 진료 인원은 7월(6만1791명)과 8월(6만1793명)이 가장 많고, 2월(4만7444명)이 가장 적었다. 10대 여성은 2월 2477명에서 8월엔 4523명으로 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 여성은 29%(3310→4278명), 30대 여성은 22%(7091→8687명) 증가했다. 심평원은 “여름철엔 기본 활동량이 늘어 숨이 가쁘거나 어지러움을 느껴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지만, 특히 10대 여성은 여름철을 앞둔 무리한 다이어트 시도와 불충분한 식사 탓에 ‘영양성 빈혈’을 보이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풀이했다.
조경삼 심평원 심사위원은 “여름철 다이어트를 위해 평소보다 식사량을 줄이더라도 철분·비타민·엽산 등의 영양소가 결핍되지 않도록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금치 등 짙은 녹색의 잎채소, 땅콩, 달걀 등이 철분 섭취에 좋다. 각종 과일은 비타민을 보충해 준다. 파스타·쌀·바나나엔 엽산이 풍부하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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