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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조류독감’ 불안감 커진다

등록 2005-10-16 19:13

농가 값 하락조짐 한숨, 상가 “매상 줄어” 술렁, 주부 “뭘 먹어야 하느냐”
조류독감(인플루엔자)이 세계 곳곳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국내에서도 14일 예보 발령이 내려지자, 축산농가와 닭·오리 전문점, 소비자들이 2년 전 조류독감 파동이 재발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소비자 가격 하락 조짐=조류독감 소식이 연일 신문·방송에 보도돼 닭고기와 달걀 소비가 줄어들면서 값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관련업체 주가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일일가격동향 자료를 보면, 닭고기와 달걀의 도매가격은 큰 변동이 없으나 소매가격은 14일 현재 도계 중품 1㎏이 3423원으로, 일주일 전 3587원보다 4.6% 떨어졌다. 달걀 값도 일주일 전 중품 10개에 1393원 하던 것이 14일에는 1363원으로 하락했다. 대전 갤러리아백화점에서는 달걀 값이 일주일 전 1660원에서 14일 1380원으로 17%나 내려갔다.

이런 가격 하락은 산지 가격에 영향을 줘 축산농가의 표정을 흐리게 하고 있다.

2003년 조류독감이 발생해 살처분의 직격탄을 맞았던 전남 나주시 산포면의 화산농장 주인 이시호(51)씨는 “육계 값이 일주일새 한 마리당 100~200원 떨어졌다”며 “지지난해처럼 아예 팔리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돼 다음달부터 병아리를 더 들여올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같은 마을에서 오리 1만5천마리를 기르는 대선농장 강봉구(42)씨는 “적정 출하시기가 입식 뒤 45일이지만 소비 위축과 주문 감소로 2~3일씩 미뤄지고 있다”며 “출하가 하루 늦어지면 사료값과 연료대로 300만원씩 앉아서 손해를 봐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조류독감 파장은 증권시장에도 영향을 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한 관련업체의 주가는 4일 1만2900원에서 14일 1만150원으로 21%, 코스닥의 한 업체 주가는 4일 3155원에서 2510원으로 20%가 떨어졌다.

“파장 커질까봐 걱정”=삼계탕집과 치킨점 등 음식점들은 14일 조류독감 예보 발령과 함께 소비자들의 발길이 급감할 기미를 보이면서 불안에 싸여 있다. 16일 점심시간 서울 영등포구 ㅎ삼계탕집은 손님들이 뜸한 모습이었다. 가게 주인은 “14~15일 이틀 동안 매상이 10% 정도 줄어들었지만 2003년 조류독감 파동 때 매출이 70~80% 줄었던 것에 견줘 아직은 상황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국내에서 조류독감이 발병하기라도 하면 2003년 못지않게 심각해질까봐 내심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ㅂ영양탕 관계자도 “각오했던 것보다는 영향이 아직 크지 않은 편이지만 벌써 이틀 새 매상이 15% 이상 줄었다”며 “손님들끼리 ‘익혀 먹으면 정말 괜찮다고 하느냐’고 얘기 나누는 것만 봐도 가슴이 철렁한다”고 말했다.

주부들 상차림 걱정도 늘었다. 유정란(34·양천구 신정동)씨는 “아이들이 간식으로 통닭을 시켜 달라고 조르는데 찜찜해서 대신 피자를 시켜줬다”며 “당분간은 값에 조금 부담이 가더라도 저녁 밥상에 닭고기 대신 소고기나 삼겹살을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정희(29·부천시 소사구)씨는 “서민들 밥상에는 닭고기가 제일 많이 올라가는 반찬 가운데 하나인데, 조류독감 어쩌고 하니 가계 부담 걱정이 앞선다”며 “생선은 말라카이트그린, 닭은 조류독감이 걱정이니 무얼 먹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농림부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것도 아니고, 또 조류인플루엔자는 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조리한 닭·오리고기는 100% 안전하다”며 “2003년에도 닭·오리고기 소비가 초기에 급갑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파동 전보다 소비량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유선희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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