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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서울대 조사에서 밝혀져야 할 ‘의혹들’

등록 2005-12-22 14:56수정 2005-12-22 15:26

23일 오전11시 중간발표 ‘서울대 능력과 의지’ 세계적 시험대에 오른다
온국민과 세계 과학계를 혼돈 속으로 몰고간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진위 논란이 23일 오전 11시에 밝혀진다.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의 진실성을 검증하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3일 오전 11시 중간발표를 통해,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그동안 줄기세포연구실을 폐쇄·봉인하고 출입을 철저통제하는 등 특별검사를 방불할 정도로 강도높은 조사를 벌여왔다.

서울대 조사위는 해동해 배양중이던 냉동 줄기세포의 시료 채취가 대부분 끝나 DNA 검사를 3개 외부 기관에 의뢰했다고 22일 밝혔다. DNA 검사는 황 교수가 체세포 복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줄기세포와 테라토마(기형암) 조직, 체세포 환자의 DNA가 일치해야 황 교수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된다.

조사위 관계자는 “(줄기세포 등) 3가지 조직이 확보되는 대로 한꺼번에 3개 기관에 각각 의뢰해 결과를 비교하기로 했다”며 “이미 3개 전문기관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DNA 검사는 이르면 반나절이면 되지만 체세포 공여자의 DNA와 해동된 배아줄기세포, 줄기세포에서 얻어낸 테라토마 등을 비교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DNA 검사 결과는 중간조사발표가 예정된 23일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조사위는 22일 낸 보도자료에서 “DNA 지문분석은 3개 전문기관에 의뢰된 상태지만 23일 중간발표에서 DNA 분석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중간 조사결과에는 그동안 조사한 핵심내용이 대부분 담길 것으로 알려져 황 교수의 논문 조작및 줄기세포 존재 여부 등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조사위는 “실험노트와 컴퓨터 파일 자료, 장부 등을 바탕으로 진행된 조사위원회의 자료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1차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사위, 윤현수 노성일 문신용 한학수 안규리 등 핵심인물 조사 마쳐

조사위는 황 교수 연구와 관련된 핵심인물들에 대한 면담조사를 대부분 마무리지은 상태다. 조사위는 윤현수 한양대 교수, 문신용 서울의대 교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한학수 MBC `PD수첩 프로듀서 등에 대한 면담조사에 이어 황 교수팀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안규리 서울의대 교수에 대한 면담조사도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문신용 서울대의대 교수는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위원회에) 다 말했다”면서 자신이 교신저자로 등재된 2004년 논문에 대해 “2005년 논문이 조작됐다면 2004년 논문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조사위원회에 이미 검증을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이날 “조사위원회에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다 얘기했다”면서 “위원회가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22일 귀국설’이 돌던 미국 피츠버그 의대 파견 김선종 연구원은 24일 이후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위 관계자는 “중간 발표 전에 조사를 계획했던 외부인사는 모두 조사를 마쳤다”며 “김선종 연구원은 아직 피츠버그에 있기 때문에 내일 오전 중간발표 전에 조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브릭, “서울대 조사에 뭐가 담겨야 하나” 토론중

23일 서울대 조사위의 1차발표를 앞두고,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일고 있다. 이번 의혹 국면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온 생물학연구정보센터(브릭)에는 이에 대한 제안과 토론이 활발하다.

‘scie…’라는 한 브릭 회원은 ‘서울대 조사위에 바랍니다’라는 글을 통해 23일 서울대 발표에서는 면담자의 ‘진술’ 등은 가능한 배제하고 최대한 객곽적인 데이타와 물증을 위주로한 ‘사실’만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이 회원은 “인과 관계에 따라 사실만 적시해주고 판단은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며 “데이터 분석결과, 데이터와 실험의 영속성, 데이터와 시간의 일치 여부, (줄기세포) 존재 여부, 데이터 조작 여부, 데이터 작성자, 관리자 등…사실 여부를 중심으로 발표를 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발표도 아닌 만큼, 자백이나 진술 등은 가능한 배제해달라는, 과학도의 요구다. 그 길이 과학자가 ‘인위적 실수’ 운운해 일반에 혼란과 비난을 가중시켰던 과오를 바로잡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uza...’라는 회원은 “조사위원회 발표..기대하는 내용”이라는 글을 올려 구체적으로 밝혀지기를 희망하는 내용을 적시했다.

“1. 2005년 논문에서 조작이 있었는가? 있었다면 조작 항목은 무엇인가?
2. 논문 조작에 관계된 사람은 누구이며, 각각 어떤 부분을 조작했는가?
3. 횡팀이 지금까지 만든 맞춤형 줄기세포는 몇 개였으며, 현재 남아 있는 줄기세포는 몇 개 인가?
4. 줄기세포 사멸 원인이 오염에 의한 것이 사실인가?
5.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실제 사용한 난자는 몇 개였으며, 누구에게 어떤 경로로 공급받았는가?
6. 황팀이 주장하는 원천기술은 무엇인가?
7. 황팀에게 재연할 시간을 주면 줄기세포를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보는가?”

suza..는 다양한 의혹과 조작이 있었을 경우 그 동기 등에 대해서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신경쓸 필요 없고, 조사위는 ‘논문의 진정성’만 밝히면 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세계의 관심’ 23일 오전11시 서울대 조사위 발표로 집중

23일 11시에 예정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발표에 온 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 과학계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세계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서울대와 한국의 과학계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의혹을 해명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 서울대 조사에는 서울대만의 이름값과 명운이 걸린 게 아니라 한국 과학계의 명운이 걸린 상태이기도 하다. 정운찬 서울대 총장도 조사위에 전권을 위임하며, 투명하고 엄정한 조사를 주문했다.

황우석 1인의 신화화에 맞서 마땅히 이뤄졌어야 할 학계에서의 검증과 감시를 태만히 해오다 뒤늦게 <피디수첩>의 의혹제기를 통해 ‘조작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미 서울대와 한국 과학계가 입은 치명적 손상이다. 서울대 수의대 안에 있었던 기관윤리위원회는 황 교수팀에 체세포를 기증한 아들의 아버지가 위원으로 들어가 있는 등 ‘황우석 사단’이었음이 드러났다.

서울대는 황 교수 논문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을 당시, 어디보다 앞장서 스스로 의혹 불식에 나서야 했음에도 조사위원회를 꾸려 의혹 해소에 나서는 데 미온적이었다. 외국언론에서 잇단 문제제기가 있고, 브릭에서의 구체적인 의혹 공개들이 나오고 나서야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사위원회 구성을 밝혔다. 잇단 구체적 조작 의혹이 제기되고 언론에서는 노성일 이사장의 ‘줄기세포는 없었다’는 폭탄발언이 나오고 난 뒤에서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인선이 마무리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장 앞서서 연구 논문에 대한 신뢰 여부를 검증해야 할 해당 대학의 ‘수수방관’은 어떤 명분으로도 합리화되지 못한다. 더욱이 그 대학은 보통대학이 아니라 국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는 ‘국립 서울대학교’이고 한국의 상당수 부모로부터 특별한 기대를 받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번 황 교수 사태로 인한 절망 속 위안은 황 교수 연구에 대한 본격 문제제기가 한국언론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과 이에 대한 구체적 의혹 제기가 브릭 등 소장과학자들에 의해 수행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공은 서울대 조사위원회로 넘어갔다. 23일 11시, 한국 과학계와 서울대의 능력과 의지가 세계적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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