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목사 등 확진자 2명이 발생한 서울시 강동구 명일동 명성교회 앞에 임시 선별진료소가 설치 되어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26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84명으로 이틀 만에 하루 최대 증가폭을 경신해, 전체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신천지 대구교회에 관련된 집단감염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자가격리 조처가 이뤄진 인원도 2만명을 웃돈다. 의료진은 환자 증가세가 계속 가파르게 이어지면 경증환자의 경우 병원 입원 대신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국내 확진자 수가 126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만 절반을 넘어선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74살 남성이 이날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망자는 12명으로 늘었다. 또다른 소규모 집단감염 우려도 이어진다.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왔다가 확진된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 부목사는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한차례가 아니라 모두 여덟차례나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동구청은 부목사의 접촉자 348명의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함께 예배에 참석한 교인 명단을 전수조사해 능동감시자에 준해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경북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들의 이스라엘 성지순례와 관련된 추가 감염 여부도 확인 중이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대한항공 승무원이 이들과 같은 항공편에 탑승했기 때문이다. 방대본은 “1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출발해 16일 인천에 도착한 KE958편에 탑승했던 접촉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어나자, 보건당국도 기존처럼 개별 감염경로를 면밀하게 살피고 이동 동선을 따지는 식의 역학조사를 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확진자의 접촉자 파악을 통해 조기 격리에 나서고 집단감염이 일어난 곳은 유증상자를 선별 검사하는 등에 역학조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확진자가 많은 대구시는 지난 25일 시 공무원 20명까지 역학조사에 투입했다. 이들은 백화점,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과 공공시설 접촉자를 우선 찾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구의 한 역학조사관은 “초기엔 (확진자의) 증상 발현 2주 전 동선까지 보며 감염원을 추적했는데 이제는 모두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은 증상이 나타난 뒤 동선을 보고 향후 감염이 우려되는 접촉자를 가려내는 데 집중한다”고 말했다.
확진자 치료 방식도 일률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새 확진자 수에 견줘 병상이 계속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날 전체 확진자 677명 중 309명이 아직 병상을 확보하지 못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환자 중증도를 분류해서 이송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매일 신규환자가 150명 넘게 생기다 보니 (집계할 때) 격리 대기 중이신 분들 통계가 한동안 계속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증환자는 자가격리 치료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오는 이유다.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증세가 가벼운 환자는 자가격리 치료로 전환하고, 폐렴이 있고 중증인 환자는 2차 및 3차 의료기관, 심각한 환자는 인공호흡기 등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각각 배정해 사망률을 적극 낮추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가격리 치료로 전환할 수 있는 조건은 일단 환자 상태가 중증이 될 가능성이 거의 없고 남한테 질병을 옮기지 않을 여건이 집에 갖추어져 있는지 등이다. 예를 들어, 집에 분리된 방이 2개 이상이어서 다른 가족 구성원한테 전파할 확률이 낮아야 하고, 동거인이 호흡기나 심장질환 등이 없어야 하는 식이다.
김신우 경북대 감염관리내과 교수는 “병상이 만들어지는 수보다 환자 수가 많아 (당분간은) 확진돼도 집에서 자가격리하는 대기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증 폐렴→바이러스성 폐렴→기관지염→감기와 비슷하거나 무증상’ 순서로 우선순위를 세우고 환자를 병상에 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다해 이유진 박수지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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