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 앞에 7일 오후 취재진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20대 남성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 확진자와 접촉한 30대 남성이 7일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용인 확진자가 발열 증상을 보이기 전 서울 용산구의 한 클럽 등 사람이 많은 곳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 2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4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1명은 이 20대 확진자 ㄱ씨로, 나흘 만에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됐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역학조사 결과 현재까지 약 57명의 접촉자를 파악했고, 접촉자 중 한명이 추가로 확진됐다”며 “더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달 30일 친구 3명과 강원 춘천시 남이섬 카페와 자전거대여소, 홍천군의 한 리조트를 방문했고, 이튿날인 5월1일엔 홍천군의 음식점을 찾았다. 이날 밤늦게부터 2일 새벽까지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주점 3곳과 클럽 2곳, 편의점 등을 방문한 뒤 택시로 귀가했다. 이후 39도가 넘는 발열과 설사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 검사 안내를 받았고 지난 6일 양성으로 판정됐다.
ㄱ씨와 접촉한 30대 남성은 경기 안양시 거주자로, 지난 1일 확진자와 같은 클럽에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구 조사 결과 이들과 같은 시간대에 클럽을 이용한 인원은 최소 수백명에 이른다. 클럽은 환기가 잘 안되는 채 많은 사람이 밀집해 있는 환경이어서 추가 전파 우려가 크다. 서울시와 용인시 등 관련 지자체들과 방대본은 확진자의 진술과 폐회로텔레비전(CCTV), 위성항법장치(GPS) 등을 토대로 동선과 접촉 규모 등을 역학조사 중이다. 서울시는 클럽 입장 때 적은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 명단이 부정확할 가능성에 대비해 전 국민에게 재난문자를 보낼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최대 6일간의 황금연휴 기간 감염 가능성에 대해 “이론적으로 최대 잠복기가 14일임에도 불구하고 대개 일주일 이내에 대부분의 증상 발현이 시작되고 있다”며 “코로나19 환자를 초기에 찾도록 감시체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중증 호흡기 환자 감시체계를 적용하는 의료기관을 9일부터 16곳에서 45곳으로 확대하는 한편, 중증이 아닌 호흡기 환자의 병원체 검사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추가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에 대비해 마스크 1억장가량을 비축할 계획을 세우고,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권지담 홍용덕 서혜미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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