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처가 전국으로 확대된 23일 경기 수원시의 한 결혼식장의 연회장에 스크린 설치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최근 3일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 이상 발생한 가운데, 23일 신규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했다. 이달 들어 새로 발생하거나 지속된 주요 감염집단(클러스터)도 50개를 넘었다. 수도권의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촉발된 코로나19 2차 대유행 위기가 다른 여러 집단감염 고리를 매개로 전국 각지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방역당국은 주요 노출집단에 대한 검사와 확진자·접촉자에 대한 추적조사가 진행 중인만큼 당분간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387명, 국외 유입 확진자는 10명으로 총 39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3월 대구 신천지 집단감염 이후 가장 많은 수다. 방역당국이 확진자를 관리하는 주요 감염집단 수가 7월 마지막 주에는 9개에 불과했는데 지난 주에는 38개로 늘었다. 8월 전체로 보면 새로 확진자가 나오거나 추가되는 전체 감염집단 고리가 54개에 이른다. 최근 2주간(9~22일)의 1일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162.1명으로 이전 2주간(12.0명)에 견줘 150.1명이 늘었다.
방역당국은 앞으로 신규 확진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것을 정점으로 보고 있지 않다. 당분간은 확진자 숫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인원 중에 아직 검사가 안 이뤄진 경우도 있는데다, 확진자 가족이나 직장, 확진자가 이용한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한 추적조사와 접촉자 관리가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엔(n)차 전파’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얘기다. 정 본부장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전국적인 대유행 위기를 앞둔 엄중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45명이 늘어 총 841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추가 전파가 발생한 장소는 총 21개소, 이들 장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112명으로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은 168개 장소에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까지 사랑제일교회 집단감염과 관련해선 약 3600여명이 검사를 받은 상태다. 방대본은 “아직까지 연락이 안 되거나 정보가 다른 사례가 일부 남아있다. 검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며 “압수수색 때 확보한 정보와 비교분석해 정확한 명단을 확인해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가 사용하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외교부 직원 1명와 미화공무직 1명이 22일 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각각 배우자가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아 검체검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인 22일 2학년 학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노원구 수락중학교에선 교직원과 2학년 학생 200여명에 대해 전수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전원 음성판정을 받은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이밖에도 기존 발생 장소를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추가 확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7명(누적 35명), 광주시 웅진씽크빅 관련 6명(누적 7명), 대구 서구 장례식장 관련 5명(누적 6명), 인천 부평구 갈릴리교회에서 31명(누적 32명), 인천 미추홀구노인주간보호센터에서 6명(누적 7명), 전남 순천시 홈플러스 푸드코트 관련 10명(누적 11명)이 새롭게 확진됐다.
방대본은 지난 한주간 감염재생산지수가 전국 단위로 1.67이라고 밝혔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정은경 본부장은 “수도권이 1.65, 호남권이 2.18 정도로 높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다해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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