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임용시험을 하루 앞두고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대형 임용시험 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여럿 나왔다. 사진은 이날 오후 확진자가 발생한 학원. 연합뉴스
중등 임용시험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임용시험 학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38명 이상 나오면서 방역당국과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각지에서 온 수강생들이 다녀간 학원이어서, 앞으로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시험 하루 전날 확진자와 자가격리 대상자가 무더기로 나왔지만, 교육당국은 전국 110개 시험장에서 6만여명이 응시하는 임용시험을 21일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교육부 등에 따르면, 노량진의 ○○고시학원을 다녀간 수강생 2명이 지난 18~19일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들은 이 학원의 ‘체육실전모의고사반’에서 나왔다. 같은 건물에서 체육교과 응시를 준비하던 600여명이 진단검사 대상으로 통보를 받았으며, 이 가운데 38명(오후 5시 기준)이 확진됐다. 방대본은 서울과 경기, 전북, 인천, 광주, 충남, 충북 등지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아직 지표환자의 정확한 감염경로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며 “다만 수강생들이 장시간 가까운 거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용이한 환경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 시도교육청과 긴급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을 논의한 결과, 중등 임용시험을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응시할 수 없고, 자가격리자는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교육부는 “노량진 학원 관련 자가격리 대상자는 현장에서 음성임을 확인받아,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가 가능하다”며 “교육청별로 별도 시험장을 확충하고 시험감독관 등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검사 대상자들이 이날 중 검사를 받은 뒤 결과 통보도 받을 수 있도록 조처한다고 밝혔지만, 시험 당일에 일부 혼선은 불가피해 보인다. 응시생들은 감염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주말까지 노량진 학원을 다닌 예체능 교과 응시생 ㄱ(29)씨는 “증상이 있어도 해열제를 먹고 오거나 무증상 감염자가 함께 시험을 치를 수도 있어 불안한 마음이 든다”며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는 응시생들이 많은데 이들이 학교로 돌아가서 또 다른 전파를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서혜미 박태우 박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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