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감염자 조기발견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임시 선별검사소가 수도권에 설치된 지 이틀째인 15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서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는 의료진의 안면보호대에 김이 서려있다. 이날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1도, 체감온도는 영하 15도에 이르며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 3차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연쇄감염의 ‘끝단’으로 불리는 고령층 집단생활시설에서의 감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요양병원·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번지자 일 단위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80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발생 환자 848명 가운데 수도권 확진자는 575명(67.8%)이었는데, 3차 유행 이후 처음으로 경기(274명)에서 서울(246명)보다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누적 206명)에서 47명이 추가 확진됐고, 남양주 요양원·주간보호센터(33명)에서 32명이 확진되는 등 요양시설에서 무더기로 신규 환자가 발생한 결과다. 임승관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경기는 서울에 견줘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은 더 많고, 공공병원 등 의료자원은 더 적어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엔(n)차 전파된 끝에 고위험군 집단생활시설로 유입되고, 결국 인명 피해가 동반되는 대규모 집단감염 발생 사례는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전국 요양병원·시설 10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발생해 455명(14일 오후 6시 기준)이 확진됐다. 권준욱 방대본 2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60살 이상 환자가 증가하고, 동시에 요양병원, 요양원, 의료기관 등에서의 (집단감염) 발생이 늘며 사망자도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20명 늘어 205명이었고, 사망자는 13명 늘어 600명으로 집계됐다. 일 단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대 규모다.
정부는 요양병원·시설 등에 대한 전수검사 주기를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수도권에선 2주, 비수도권에선 4주 단위로 전수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권준욱 2본부장은 “앞으로 3주 동안 수도권 감염취약시설에서는 주 2회 신속항원검사 방식의 선제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북 김제시 가나안요양원에서는 전날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이날 60명(종사자·환자·보호자 등)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 요양원의 경우 지난달 중순 선제검사 때는 확진자가 없었다. 전북도는 김제시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고 요양원 관련 확진자들의 중증도를 분류해 지역 의료기관에 분산 격리할 계획이다. 상당수가 요양시설 집단감염 발생 때 동일집단 격리를 우선한 것과는 다른 대응이다. 울산 남구 양지요양병원(206명)의 경우 이달 초 동일집단 격리 뒤에도 무더기로 확진자가 여러 차례 나와 논란이 됐다.
이밖에 방대본은 12월 이후 종교시설 관련 집단감염도 전국에서 10건이 나왔고, 확진자가 547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여러 교회가 참여한 대면기도회를 통해 전파가 되는가 하면, 교회 행사 준비 중 다수가 감염되기도 했다.
한편, 수도권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운영 첫날인 14일 오후 6시까지 모두 4973명의 검사가 진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86.2%가 비인두도말 피시아르 검사를 받았고, 8.2%가 침을 이용한 타액검체 피시아르 검사를, 5.6%가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최하얀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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