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승계 보장을” 시청서 밤샘농성
시쪽 강제격리 과정 일부 실신도…“출근투쟁·천막농성 하겠다”
광주시청의 청소용역 업체가 바뀌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해고됐다. 해고 노동자들은 시장실 앞 ‘알몸 농성’으로 일자리를 지키려 했지만 한밤에 ‘보쌈 진압’을 당해 청사 밖으로 내밀렸다.
이 마찰은 형식적으로 용역사 교체 때문에 일어났지만 내용적으로는 시청건물 관리에서 노조원을 배제하려는 데서 비롯해 차츰 증폭됐다.
청소원 36명 중 26명 일자리 잃어=광주시청 비정규직 노동자와 광주전남공공서비스노조 간부 등 30여명은 7일 오후 2시 청사 건물 3층 광주시장실 앞 복도에서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대부분 여성인 이들은 웃옷을 벗은 속옷 차림으로 연좌한 채 강제 해산에 대비했다.
시는 이들이 밤샘농성에 들어가자 8일 오전 1시30분 신체 접촉이 없도록 이불로 말아서 청사 2층 세미나실로 격리했다. 이어 이날 오전 10시15분 청사 밖으로 내몰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동자가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내몰린 직원들은 시청 현관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시는 “청소용역업체가 9일 ㅅ사에서 ㅊ사로 바뀐다”며 “청소원 36명 가운데 노조원 23명은 인원 공모를 거부했고, 비노조원 13명 가운데 10명이 새 업체에 채용됐다”고 밝혔다.
고용승계 투쟁 장기화할 듯=해고된 노동자들과 광주전남민주노총은 전원 고용승계를 촉구하며 규탄대회와 천막농성 등으로 맞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광주시와 용역사가 ‘노조원은 일하지 않는다’는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리며 청사 관리에서 노조원을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전욱 광주전남공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노조원한테는 공모에 참여하라고 권유하지 않은 채 새 업체가 비노조원 10명을 채용했다”며 “고용 승계의 조건이 일을 잘하는지가 아니라 노조에 가입했는지로 변질돼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광주전남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8·9·15일 시청 앞 시위 △출근투쟁 △천막농성 등을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도 “1년 동안 고용승계를 요구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강제로 격리감금하고 밖으로 내몰았다”며 “박광태 광주시장은 공개 사과하고 현장 책임자를 직위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광주전남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8·9·15일 시청 앞 시위 △출근투쟁 △천막농성 등을 벌이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도 “1년 동안 고용승계를 요구한 비정규직 노동자를 강제로 격리감금하고 밖으로 내몰았다”며 “박광태 광주시장은 공개 사과하고 현장 책임자를 직위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