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직원들과 용역업체 경비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단지 기륭전자 앞에서 비정규 노동자들이 ‘직접 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3년 넘게 농성해 온 컨테이너박스를 지게차로 끌어내고 있다. 진보신당 ‘칼라TV’ 제공
“전경 휘두른 주먹에 맞아” 주장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 집회에 대한 경찰의 진압에 항의하던 한 누리꾼이 전경이 휘두른 주먹에 맞아 실명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기륭네티즌연대’ 회원 유한림(43)씨는 24일 <한겨레>와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난 20일 오후 6시30분께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단지 기륭전자 정문 앞에서 열린 ‘기륭사태 폭력진압 항의집회’에 참석했다 연행되는 과정에서 한 전경이 주먹으로 왼쪽 눈을 때렸다”며 “나를 진료한 의사로부터 ‘실명 가능성이 있고, 빛 정도밖에 분간하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씨가 입원·치료 중인 서울 고대구로병원 쪽은 “외상에 의한 망막 손상이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다만 유씨는 시력이 계속 나빠지는 근시변형 지병이 있어, 외상에 의한 망막 변형 여부는 정밀검진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유씨는 20일 오후 농성장에 쌓은 철탑을 경찰과 회사 쪽 용역업체 직원들이 철거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항의하다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철탑 아래서 농성을 하다 경찰에 끌려나왔는데, 한 전경이 시위대를 향해 심하게 욕을 하기에 ‘무슨 욕을 그렇게 하느냐’고 항의하자 전경이 주먹으로 눈을 때렸다”며 “당시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을 찾아 가해자를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시 진압작전을 총괄한 서울 금천경찰서 쪽은 “(유씨의 부상은) 처음 듣는 이야기이며,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륭 비정규 여성노동자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은 기륭전자 용역직원들의 폭력을 방조하고 폭력적으로 노조원 등을 연행한 데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인권위원회도 “한국 경찰이 사쪽이 동원한 용역업체 직원들의 폭력을 방조한 것은 중대한 인권 침해”라며, 유엔 등의 직권조사를 요청하는 긴급 호소문을 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철탑 철거에 항의하며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 방해)로 일용직 노동자 전아무개(47)씨를 이날 구속했다. 정유경 황예랑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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