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성모병원 ‘노-노 갈등’
서울 강남성모병원이 파견 노동자를 부당하게 쓰다가 계약 해지한 것에 항의해 100일 넘게 싸워 온 이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조와 마찰을 빚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일 전국 비정규직노조 연대회의 등의 말을 종합하면,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간부들은 지난달 29일 산하 정규직 노조인 가톨릭의료원지부의 사무실에서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손팻말과 벽보 등 물품을 치웠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보건의료노조에 직접 가입한 조합원으로서 강남성모병원에 있는 정규직 노조 사무실을 함께 써 왔다. 지난달 25일 비정규직 복직 투쟁 100일 촛불문화제가 열린 뒤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농성 물품을 사무실에서 빼라”고 요구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거부해 왔다. 이영미 강남성모병원 비정규직 대표는 “병원의 외주화 계획 앞에서 정규직도 고용 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안타까워했다. 보건의료노조 서울본부 간부는 “정규직 지부가 요구해 어쩔 수 없이 물품을 치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노조 연대회의는 성명을 내어 “병원 쪽이 단체교섭 중인 정규직 노조에 ‘비정규직 투쟁을 지원하지 말라’고 압박하자,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과 연대하기보다는 병원 쪽 요구에 끌려다니고 있다”며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아우르는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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