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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고용승계 불안에 노조탄압 이중고

등록 2009-01-04 22:23

화순 전남대병원 외주업체 노동자
노조 탈퇴 거부하자 계약 해지…병원 쪽도 모르쇠

전남 화순읍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의 환자식당에서 조리 업무를 하던 이아무개(51·여)씨는 1년 남짓 동안 두 차례나 ‘해고’됐다. 병원이 문을 연 2004년부터 외주 용역업체 리푸드시스템 소속으로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으며 일해 온 이씨는 2007년 말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2006년 동료 12명과 함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에 조합원으로 가입한 뒤 벌어진 일이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동료들은 재계약을 맺었다.

“노조에 가입했다는 것 때문이에요. 재계약하지 않을 다른 어떤 이유도 없었죠.” 이들은 복직 투쟁을 벌였고, 이씨 등 6명은 지난해 8월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리푸드시스템 관계사인 ㈜용진이 2009년 환자식당 사업을 맡게 되면서, 이씨를 비롯한 12명은 지난해 말 또다시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일반노조에 가입했던 동료 27명은 노조 탈퇴 조건으로 채용됐다고 했다.

다시 복직 투쟁에 나선 이씨 등은 4일 “용진 쪽이 교섭에 나오지 않아 전남대병원 쪽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며 병원장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병원 쪽은 “용역업체가 풀어야 할 일”이라는 태도다. 김동운 용진 사장은 이씨 등의 계약 해지 이유에 대해 “경영상 판단을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식당·기계시설 관리, 청소, 간호조무 같은 병원 업무를 용역업체 등에 맡겨 온 전남대병원에선, 외주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 승계 문제로 외주 용역업체 노동자들이 항의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2004년에도 기계시설 관리를 하던 광주 전남대병원 노동자 47명이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되자 보건의료노조가 나서 병원 쪽과 이들의 재고용을 합의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 노조 간부 4명은 병원 쪽이 재고용을 거부해 여전히 복직 투쟁을 하고 있다.


이용길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외주 업체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업무를 하면서도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며 “외주 업체들은 노조원만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노조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아무개씨는 “노조에 가입한 뒤에야 4대 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되는 등 노동조건이 그나마 나아졌다”며 “제대로 대우받으며 일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가 그렇게 지나친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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