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법 고용기간 연장’ 찬성유도
노동부가 실업자들을 상대로 비정규직법에 관한 설문조사를 하면서, 정부의 ‘고용기간 4년 연장안’에 찬성하도록 유도하는 문항을 만들어 “노동부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게 하려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노동부는 22~24일 고용지원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을 상대로 ‘기간제법 및 파견법 근로자 조사’를 벌여 26일께 발표할 예정이다.
노동부가 직접 만든 설문지에서 비정규직 고용기간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을 보면, “정부는 현행 사용기간이 정규직 전환보다 오히려 교체 사용, 아웃소싱 등 비정규 근로자의 실직을 가져온다고 보고 고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면 다른 주장에 대한 설명은 간단하다. “다른 일각에서는 기업과 비정규직 당사자가 알아서 고용기간을 정하도록 기간 제한을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다.” “오히려 현행 기간보다 사용기간을 더욱 단축하거나 현행 기간이라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안의 개정 추진 이유는 자세히 설명한 뒤, 다른 안들은 주장만 담은 것이다. 비정규직이 실직하는 것도 경제위기 등의 요인은 뺀 채 ‘현행 사용기간 제한이 실직을 부른다’고만 서술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노동부가 자신의 주장에만 근거를 붙여서, 응답자들이 정부만 실업을 걱정해 대안을 만든 것으로 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실업자들의 어려운 처지를 이용해 비정규직법 유예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오게 이끄는 공정하지 못한 설문조사”라며 “조사 결과를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주일 노동부 고용차별개선정책과장은 “시각에 따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문제없다”며 “실직한 이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점검해 보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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