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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임금 받는 ‘노조 전임’ 지킬까, 넘어설까

등록 2009-11-30 14:51수정 2009-11-30 14:56

군사정권 탄압 맞서 이룬 한국적 관행…“자주성 제약” 주장도
산별노조가 대세인 외국에서는 노조 전임자는 공장에 소속된 노동자가 아니라 전문적인 노동운동 활동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노조 전임자는 기업에 소속돼 있고, 사용자에게서 임금을 받는다. 이른바 ‘한국형 노조 전임자’로, 군사정권 이래 역사적으로 형성된 특수한 형태다.

1963년 박정희 정부는 민주노조 운동의 제2노조 설립을 봉쇄하려고 노동조합법에 복수노조 금지 조항을 신설했다. 조합비 상한선도 임금의 2%로 규제했다. 도재형 이화여대 교수(노동법)는 “이런 상황에서 사용자가 재원 확보가 급한 노조의 임금지급 요구에 응하면서 한국적 관행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에는 노동자들이 노조 전임자와 급여 지급을 사업주에게 요구했다. 싸워서 얻어낸 것이지, 사용자가 노조를 회유하려고 시혜를 베푼 것은 아니었다.

현행 노동조합법의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조항은 1997년 추가됐다. 당시 김영삼 정부가 세계적 기준에 맞춰 복수노조를 허용하려고 하자, 재계가 반대급부로 임금지급 금지를 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조항은 13년 동안 노사 합의로 세 차례 유예됐고, 다시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한국형 노조 전임자가 기업별 노조 관행에 안주하게 하고, 일부 노조에선 자주성의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는 회의론도 드문드문 제기됐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나 재계 의견대로 전임자 임금 지급을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한국형 노조 전임자가 바람직하진 않다”며 “충격요법으로라도 전임자 임금 지급의 사슬을 끊지 않으면, 한국 노동운동은 도약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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