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별노조 아닌 한국노총과 형평성 안맞아”
복수노조 허용을 두고 노동계와 정부가 맞선 가운데 노조의 교섭권이 상급단체에 있는 산업별 노조에 가입한 사업장에서는 산업별 노조 지회와는 별도의 기업별 노조 설립이 가능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행정부(재판장 김종기)는 3일 민주노총 화학섬유산업노조를 탈퇴하고 따로 노조를 만든 울산 울주군 클라리언트 피그먼트 코리아 노조가 울주군을 상대로 제기한 노조설립신고 불가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기존의 산업별 노조의 지회는 상급단체인 산별 노조의 결정에 반하는 사항을 결정할 수 없고,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역시 상급단체의 방침에 따라야 하며, 지회 규칙도 상급단체의 결정에 따라 개정되는 등 조직이나 그 조합원 관련 사항에 관해 독자적인 교섭·체결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재판부는 “이 때문에 기존 산별 노조의 지회가 존재하지만 이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제5조)상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조가 조직된 경우라고 볼 수 없어 클라리언트 노조의 설립신고를 복수노조라는 이유로 반려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유기안료 생산업체인 클라리언트 피그먼트 코리아에는 2006년 8월 민주노총 화학섬유산업노조 지회(조합원 80여명)가 설립됐다. 그러나 지난 7월 조합원 12명이 화학섬유산업노조를 탈퇴하고 독립된 노조를 만들어 울주군에 노조설립을 신고했다. 이에 대해 울주군은 이것이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며 반려했고, 독립 노조는 소송을 제기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이창규 정책기획국장은 “이번 판결은 산별 노조를 둔 민주노총 사업장에는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산별 노조가 아닌 한국노총에는 단일노조만을 허용하는 것”이라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동부 울산지청 관계자는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조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지만 법원의 판결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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