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내부서도 비판…대의원대회 논란 일듯
“기득권 챙기기에 매몰 땐 대중 외면” 지적
“기득권 챙기기에 매몰 땐 대중 외면” 지적
현대차노조 자녀 채용특혜 요구
현대자동차 정규직노조가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 채용을 요구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기업노조의 이기주의가 도마 위에 올랐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노동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그나마 고용안정과 높은 임금을 보장받는 정규직 노동자가 ‘노조의 힘’을 이용해 자녀에게까지 정규직 일자리를 대물림한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이기 때문이다. 특히 채용은 무엇보다 기회의 평등이 중요한데, 아버지가 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자녀가 혜택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 노동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규직노조의 이런 행보를 두고 정규직 내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대차노조의 한 대의원은 “젊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노조가 이러면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정규직 노동자가 회사 발전에 기여했기 때문에 자녀에게 특혜를 준다는 논리라면 국회의원 세습, 경영자 세습 등도 노동조합이 비판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대의원은 “지금 시급한 것은 정규직 자녀의 우선 채용이 아니라 하청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라며 “(노조의 행동이) 부끄럽다”고 했다. 노조 일부 대의원들은 18일 오후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 채용에 대해 반대의견을 낼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현대차 울산·아산·전주공장에선 사내하청노동자가 8000여명에 이르고, 이들은 정규직과 섞여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데도 고용은 늘 불안하고 임금은 정규직의 60%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대법원에서 “현대차가 사내하청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는 판결이 나온 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파업과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비정규 노조원들은 정규직이 되기는커녕 갖은 방법을 동원한 노조 탈퇴 작업에 시달리고 있으며, 울산공장에선 45명 해고와 539명 정직 및 감봉, 아산공장의 경우엔 39명 해고와 158명 정직 등 무더기 징계가 이뤄졌다.
현대차노조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도 난감해하는 상황이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금속노조는 올해 2년 이상 상시업무를 하고 있는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요구할 계획”이라며 “현대차 같은 대기업노조에서 자녀 우선 채용 조항의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사내하청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 챙기기’는 노동운동의 위기로 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애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정책위원은 “힘이 있는 대기업 노조라면 필요한 일자리를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뽑아야 한다고 회사에 요구하는 등 ‘일자리의 파이’를 키우는 데 노력해야 한다”며 “대기업 노조마저 사회적 역할을 하지 않고 자기 이득 챙기기에만 매몰되면 노동운동은 대중에게서 철저히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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