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병호(62)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연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참여형 노동수업 교재 등 개발
6일부터 ‘3개월 코스’ 수업시작“
새 운동역량 만드는 노력일환”
참여형 노동수업 교재 등 개발
6일부터 ‘3개월 코스’ 수업시작“
새 운동역량 만드는 노력일환”
‘민주노조의 대부’로 불리는 단병호(62·사진)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돌아왔다. 2008년 봄 국회의원 임기를 마친 지 3년 만에 그가 새로 내민 명함은 평등사회노동교육원 이사장이다. 1980~2000년대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와 민주노총 등을 이끌며 노동현장에서 치열하게 투쟁했던 그가 ‘노동교육’으로 다시 노동자들과 만나게 된 것이다.
지난달 17일 서울 영등포에 문을 연 교육원에서 만난 단 이사장은 5일 “노동운동의 어려움이 오래 갈 가능성이 높다”며 “아래로부터 새로운 운동역량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 노동교육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외부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는 2009년부터 교육기관 설립을 위해 발품을 팔았고 현재 500여명의 ‘동지’들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단 이사장은 새로운 차원의 노동교육을 꿈꾼다. 유명 강사가 강의를 하고 노동자들이 책상에 앉아 꾸벅꾸벅 졸면서 듣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살아있는 노동교육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바람은 프로그램과 교재 개발로 이어졌다. 1년6개월 동안 70명이 매달렸다. 강사는 길라잡이 구실만 하고 노동자들이 수업을 이끌어 가는 구조다. 함께 퀴즈를 풀고 토론과 실습도 진행한다.
“시범수업을 해봤는데 조는 노동자들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웃음) 재미는 보장합니다.”
교육원은 6일부터 개강한다. 일주일에 한번, 3개월 동안 열두번의 수업이 진행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조직들이 대체로 그렇 듯이, 교육원도 운영비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 가뜩이나 저렴한 수업료(일반 10만원·비정규직 3만원)는 실비일 뿐이다. 결국 자발적 후원이 필요하다. 이사장으로서 그는 적극적으로 ‘후원 모집’을 시도해야 하지만 오히려 후원을 해주고 오는 사례가 더 많단다.
침체된 노동운동을 바라보는 단 이사장의 마음도 무겁다. 그는 “과거에는 노동운동이 변혁의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한 부문운동으로 전락해 상당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민주노총의 핵심 사업장이던 서울지하철노조가 두 달 전 민주노총을 탈퇴했고, 제3노총 설립 움직임도 일고 있다. “조합원들의 실리를 위해 민주노총을 탈퇴한다는 것은 지금의 기득권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안타깝고 섭섭하고 괴씸하기도 하죠.” 그는 제3노총에 대해서도 “국민을 섬기기겠다면서 정치투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노동운동의 목적, 정체성이 분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단 이사장의 왼손엔 ‘전노협 반지’가 끼워져 있다.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으로 전노협이 해산한 다음해인 96년부터 늘 끼고 다닌다. 그는 “노동교육의 성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겠지만 지금의 첫 마음을 기억할 것”이라며 “노동교육의 성공 여부는 노동자들의 참여에 달려 있는 만큼,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cafe.daum.net/nodonged)
글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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