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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노동자 다쳤는데 사장한테 보험금?

등록 2011-11-21 20:35

손가락 잘린 외국인 노동자
고용주가 민간보험 수익자
“사업장 안전에 신경쓰겠나”
경북 경산에 있는 영세기업 ㅇ사에서 일하던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 ㅊ(30)씨는 지난 1월 작업 도중 프레스 기계에 손이 말려들어가는 바람에 왼쪽 손가락 4개가 잘렸다.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온 ㅊ씨는 장애등급 7급을 인정받아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았다. 회사에서는 산재보험과 별도로 민간 상해보험을 들었으니 보험금 700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병원으로 찾아온 보험회사 직원은 ㅊ씨에게 이번 사고로 나오는 보험금은 700만원이 아니라 1억3000만원이라고 말했다.

너무나 놀란 ㅊ씨가 사정을 알아보니 상해보험에 들었던 사업주가 가입 당시 보험금 수익자를 계약자(사업주)가 스스로 바꿀 수 있게 해놓고 직원들 서명까지 받아 보험금을 챙긴 것이다. ㅊ씨는 “상해보험 서명을 하긴 했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당시에 몰랐다”며 “손가락이 잘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데 보험금이 왜 사업주에게 가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험회사는 계약이 그렇게 돼 있어서 보험금은 모두 사업주에게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ㅊ씨는 “스리랑카에 아버지와 여동생이 있는데 걱정할까봐 아직 얘기도 못 꺼냈다”며 “억울하다”고 했다. ㅊ씨는 최근 법원에 사업주를 상대로 배당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이렇듯 사업주가 별도로 가입한 민간 상해보험의 경우, 정작 노동자들이 다쳤을 때 사업주에게 보험금이 지급되면서 노동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ㅊ씨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 관계자는 “노동자들이 다치면 (역설적으로) 사업주가 돈을 벌 수 있는데, 어느 사업주가 사업장 안전에 신경을 쓰겠느냐”며 “비단 외국인노동자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들에게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실제로 다친 사람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ㅇ사 관계자는 “산재사고가 나면 노동청에서 시설개선 등의 명령이 있게 된다”며 “보험금은 그런 곳에 쓰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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