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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당정, 75% 넘는 ‘공기업 사내하청’엔 사실상 무대책

등록 2011-11-28 20:52수정 2011-11-28 22:21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 발표
‘위탁땐 예산지원’이 유일…되레 민간위탁 부추겨
9만7천명 전환 무기계약직도 ‘정규직과 차별’ 논란
고용노동부와 한나라당이 9만7000여명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를 내년에 무기계약직(정규직)으로 전환하고, 1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에게 복지포인트와 상여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을 28일 발표했다. 이에 노동계는 대책이 미흡하다고 평가했고, 경영계는 고용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무슨 내용 담겼나? 정부는 공공기관의 상시·지속적 업무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의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별로 상시·지속적 업무에서 일하는 기간제노동자에 대한 직무 분석을 실시해 일정 기준에 해당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내년 1월 중 무기계약직 기준을 각 기관에 내려보낸 뒤 기관별로 해당되는 사람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실적을 제출하게 할 것”이라며 “정규직 전환 검토 대상자는 공공부문 전체 비정규직 34만여명 가운데 9만7000여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비정규직 근무 경력을 호봉으로 인정하고,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8만여명에게는 복지포인트(연간 약 30만원)와 상여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들이 기간제·파견 등 고용형태별로 비정규직 인원을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중앙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은 고용형태별 비정규직 인원과 변화 등을 공개해야 하며, 정부기관은 매년 공공부문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간접고용 노동자는 외면 정부가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정규직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나,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사내하청 등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부문의 사내하청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6월 펴낸 ‘사내하도급(하청)과 한국의 고용구조’ 보고서를 보면, 2008년을 기준으로 300인 이상 기업 가운데 사내하청을 이용하는 비중은 공기업이 75.9%로 민간기업의 58%와 견줘 17.9%포인트 높다. 사내하청을 이용하는 기업만 놓고 보면, 원청 노동자 대비 사내하청 노동자의 비중이 공기업은 27.9%로 민간기업의 16.9%보다 높다. 노동시장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이 오히려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확산시키고 있는 셈이다. 사내하청은 고용이 불안하고 노동조건이 열악해,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나쁜 일자리’로 꼽힌다. 정부가 간접고용 비중을 줄이고자 내놓은 정책이라고는 “청소용역을 직영으로 전환하거나 사회적 기업에 위탁하는 경우 예산을 우대 지원한다”것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민간위탁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미화원들이 가입해 있는 전국민주연합노조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에 위탁을 주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한다는 대책은 직영을 하려던 지방자치단체까지 민간위탁으로 전환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상시·지속적 업무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 무기계약직 노동조건 개선 미흡 무기계약직의 임금 등 노동조건 문제도 앞으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무기계약직은 정규직과 마찬가지라며, 직급이나 업무가 달라 임금 등 처우에 차이가 있을 뿐 같은 일을 하면 차별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차별을 호소하고 있다. 고용부 사무원 노동자들은 “고용부 산하 고용지원센터에서 상담원들과 비슷한 일을 하는데도 정년이나 상여금, 각종 수당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무기계약직들은 비정규직이 아니라서 법적 강제력이 있는 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을 낼 수도 없어, 국가인권위 등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현재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은 13만5000여명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에서 “무기계약직의 경우 고용안정 측면에서는 정규직과 같지만, 임금 등 노동조건은 비정규직 수준”이라며 “온전한 의미의 정규직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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