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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8천명중 혼자 정규직 돼 미안한 마음”

등록 2012-02-23 19:08수정 2012-02-23 21:48

대법판결 끌어낸 하청노동자 최병승씨
7년전 해고…수배자 신세
딸 초등학교 입학식도 못가
하청 노동자 최병승(36)씨는 대법원 판결로 정규직이 됐다.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8000여명 가운데 불법파견으로 정규직이 된 첫 번째 사례다. 2005년에 해고된 최씨는 7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가게 됐다.

최씨는 수배자 신세라 23일 대법원 최종 판결을 볼 수 없었다. 2010년 11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5일 동안 울산공장 점거농성을 했는데, 이를 주도했다는 이유다. 대법원의 마지막 선고를 기다리며 최씨는 1년2개월 동안 ‘도망자’ 생활을 했고, 마침내 법원은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최씨는 23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투쟁을 해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혼자 정규직이 돼 부담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현대차 하청 노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싸웠다. 이 과정에서 200명 넘게 해고를 당하고, 수십명이 범죄자가 돼 감옥에 갔으며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분신을 한 노동자도 있었다.

“같이 투쟁하던 동지들이 이 싸움이 옳다는 걸 알면서도 생계문제 등으로 떠날 때 많이 힘들었어요.” 해고 생활이 무한정 길어지면서 하나둘씩 싸움을 포기했다. 떠나는 사람도 떠나보내는 사람도 고스란히 상처가 됐다. 가족에게도 미안함이 컸다. 해고기간에 수배와 수감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딸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조차 갈 수 없었다. 이번에 검거되면 세 번째 수감 생활을 해야 한다.

최씨는 정규직이 됐지만 수배 상태라 고난은 계속된다. “옛 파견법의 ‘2년 이상 파견노동을 했을 경우 원청에 고용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에 따라 2004년부터 저는 현대차 정규직입니다. 울산 1공장에 원직 복직해 차를 만들어야죠. 수배 탓에 퇴근은 못하고 공장 안에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

최씨는 “8000여명의 하청 노동자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인력으로,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의 2%가량 되는 비용만 있으면 이들을 정규직화할 수 있다”며 “경영진이 이윤을 조금만 양보하고 노동자에게 투자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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