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 눈높이’ 홈페이지 화면
사내자료에서 드러나
특판본부 발령
영업직 내몰거나 자진퇴사 유도
대상 190여명 중 160여명 그만둬
특판본부 발령
영업직 내몰거나 자진퇴사 유도
대상 190여명 중 160여명 그만둬
아카데미 교육
실적 낮으면 3개월 재택수강
평가시험 통과는 ‘바늘구멍’ 임금피크제 연령 상관없이 승진탈락자 대상
급여도 매년 최대 절반까지 깎여 ‘대교 눈높이’에서 20년 넘게 일했던 이헌민(가명·47)씨는 지난해 11월 스스로 사표를 써야 했다. 끝까지 버텨보려고 애를 썼으나,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회사는 입사한 뒤 줄곧 학습지 교사 일을 했던 이씨에게 ‘특판사업본부’로 가라고 지시했다. 특판본부는 지난해 11월 신설됐고 대교그룹(20개 계열사)이 생산하는 먹는 물, 교육 프로그램 등을 파는 영업부서다. 이씨는 40대 후반에 회사를 그만두면 취업이 막막할 것 같아, 낯선 영업부문에서라도 일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결국 사표를 냈다. “상사가 계속 겁을 줬습니다. ‘다른 지점에서는 아무도 특판본부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데, 혼자 가겠느냐. 버틸 수 없을 것이다. 6개월 임금 받고 그만두라’고 했습니다.” 특판본부 전환 대상자 190여명 중 160여명이 이씨처럼 면담 과정에서 일을 그만뒀다. 4조원대의 학습지 시장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대교 눈높이’가 영업부서 강제 발령, 사내 교육, 임금피크제 등 갖가지 제도를 통해 40대 이상의 노동자들을 사실상 강제 퇴출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기순이익이 600억원이 넘는 대교의 경우 정리해고를 할 수 없어, 실제 강제 퇴출이 이뤄졌다면 불법이 된다. 11일 <한겨레>가 입수한 대교 사내 자료를 보면, 특판본부는 ‘강제 퇴출’을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교 고충처리위원회가 특판본부 발령 대상자들에게 보낸 문서에는 ‘특판본부 신설 배경’으로 “향후 (정규직) 직원교사 계층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적혀 있다. 대교에서는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직 교사 9000여명이 일하고 있는 반면, 정규직 교사는 2010년 541명, 2011년 410명에서 지난해 350여명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문서대로라면 이들 정규직 교사를 모두 없앨 계획이고, 이 과정에서 특판본부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특판본부 이외에 2007년부터 시행된 ‘자기혁신 아카데미 교육’도 정규직을 내쫓는 구실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카데미 교육은 업무실적이 낮은 직원에게 3개월 동안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온라인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평가기준이 까다로워 교육 과정을 통과하기가 어렵고, 시험에서 떨어지면 대기발령 상태가 된다. 대교에서 학습지 교사 등의 일을 했던 최민철(가명·48)씨는 아카데미의 ‘아’자만 나와도 심장이 떨린다고 했다. 최씨는 2009년부터 3년 동안이나 교육을 받았다. “아카데미 교육은 직무 향상이 목적이 아니라 사람을 괴롭혀 회사를 그만두게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수학·논술 등 20여개 과목을 공부하고, 평가도 자의적이어서 시험을 통과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최씨는 6개월 대기발령, 7개월 무급휴직 등 3년 동안 제대로 업무를 하지 못했고, 임금도 2011년에는 1년 동안 594만원을 받는 등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았다. 사표를 쓰지 않고 버틴 그는 현재 특판본부로 발령을 받아 물을 팔고 있다. 대교 자료를 보면, 2011년 아카데미 교육 대상자는 15명이고, 이 가운데 딱 1명만 3개월 뒤 시험에 통과했다. 2007~2011년 아카데미 교육 대상자 139명 중 69명(50%)이 퇴사했다.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줄여 좀더 일을 하게 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임금피크제’도 대교에서는 ‘노동자 옥죄기’에 사용되고 있다. 대교에서는 연령과 관계없이 일정 기간에 승진을 하지 못하면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고, 해마다 임금도 70%, 60%, 50% 등으로 깎인다. 최근 승진을 못한 41살 직원이 임금피크제에 걸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교 관계자는 “특판본부 발령, 아카데미 교육,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생산성이 다른 직원들에 견줘 50%밖에 나오지 않는다. 함께 상생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들이지 강제 퇴출이 목적이 아니다. 정규직 학습지 교사를 없앤다는 것은 고충처리위원회에서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다. 최저임금 미만의 돈을 받았다는 부분은 정산이 잘못된 것 같은데,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진광 대교노조 위원장은 “청춘을 대교에서 바친 40대 이상 노동자에게 사실상 인권침해에 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교의 각종 제도들은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려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내쫓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문제다. 이윤을 끌어올리기 위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비정규직 교사들로 채우려는 것 같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퇴직을 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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