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위스테인 아슬락센 국제운수노련 철도분과 의장(가운데)이 12일 오전 서울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실에서 열린 ‘철도노조 파업투쟁 지지와 노조탄압 규탄 국제노동계 기자회견’에서 한국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칼슨 링우드 영국 철도해운노조 중앙집행위원(왼쪽)과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이 함께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철도파업 5일째
아슬락센 철도분과 의장 방한
“민영화 전단계…파업 지지”
경북의성에선 화물열차 탈선사고
아슬락센 철도분과 의장 방한
“민영화 전단계…파업 지지”
경북의성에선 화물열차 탈선사고
“노르웨이였다면, 지금 한국의 철도노조가 벌이고 있는 파업은 합법이다.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을 이유로 한 파업은 국제기준으로 봐도 정당하다.”
12일 서울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제운수노동조합연맹(국제운수노련·ITF)의 외위스테인 아슬락센 철도분과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아슬락센 의장은 “유럽 사례를 봤을 때 현재 코레일이 추진하는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회사 분리 정책은 민영화로 가는 전 단계이다. 이를 저지하려는 철도노조의 파업은 정당하며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 정부와 코레일이 철도노조의 평화적 파업에 과잉 대응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와 함께 국제기준을 위반하고 있는지 면밀하게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슨 링우드 영국 철도해운노조 중앙집행위원도 “영국 사례를 보면 철도 민영화가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알 수 있다. 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은 피해를 입었고, 철도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 민영화 저지를 위해 한국 철도 노동자들과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에 나서는 한편 철도 구조조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입국한 아슬락센 의장 등 7명의 국제운수노련 관계자들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주승용 위원장과 환경노동위원회 신계륜 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노조 탄압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날도 파업 참가자 863명을 추가로 직위해제했다. 이번 파업으로 인한 직위해제자는 모두 7611명이 됐다.
철도노조는 이날 수서발 고속철도 운영회사 설립안을 의결한 코레일 이사 12명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등 법률적 대응 수위도 높였다. 철도노조는 고발장 접수 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 결정으로 코레일은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수년 내에 개선될 여지가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 이사회의 결정은 그 자체로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노조 간부 등 조합원 191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한 철도노조는 13일 코레일을 무고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0시50분께 경북 의성군 중앙선 비봉역과 탑리역 사이에서 화물열차의 바퀴가 부서지며 열차 1량이 선로에서 이탈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무궁화호 열차 2대가 1시간 33분, 48분씩 지연됐다. 철도노조는 “화물열차는 필수유지 업무 대상이 아닌데 코레일이 무리하게 화물열차를 운영했고, 대체인력을 투입한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정국 기자, 대구/김일우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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