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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디스팩트 2] 편의점 창업이 위험한 이유 네 가지

등록 2015-11-05 17:29수정 2015-11-05 17:44

편의점 내부 전경.
편의점 내부 전경.
2014년 말 기준 한국의 편의점 수는 모두 2만6020개다. 편의점 1점포당 인구는 1973명. 같은해 일본의 편의점 1점포당 인구 수 2700명에 견줘 현저히 낮은 숫자다. 이러니 편의점의 실제 소득은 월 평균 269만원가량으로 4인 가족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522만 4640원)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오늘도 편의점은 늘어나고 있다. 자영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편의점은 상대적으로 소자본인 2200만원 정도면 창업을 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CU 편의점이 405개, GS25 편의점이 450개,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250개 늘었다. <한겨레>가 만드는 팟캐스트 ‘디스팩트’는 5일 방송된 시즌2 1회에서 편의점을 연 지 3년 만에 부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편의점주 사건을 계기로 ‘편의점 을의 전쟁, 대기업 가맹본부만 웃는다’(방송 바로가기 )를 주제로 그 이면을 들여다봤다. 방송에서 언급된 ‘편의점 창업이 위험한 이유’ 네 가지를 정리했다.

① 편의점 폐점률은 함정이다

자영업자들이 프랜차이즈 점포를 창업하면서 가장 쉽게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폐점률이다. 폐점률은 연초 가맹점 수에 견줘서 같은 해 계약을 종료하거나 해지하는 점포 수의 비율이다. 편의점 주요 3개사인 CU와 GS25, 세븐일레븐은 서로 자기 브랜드의 폐점률이 낮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이 폐점률 수치를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미 편의점을 개업한 점주들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 보통 10~12개월의 가맹수수료율(매출이익의 35%)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내도록 하면서 만든 수치이기 때문이다. 월평균 가맹수수료율이 420만 2442원임을 감안하면, 편의점 문을 닫을 경우 편의점주가 대기업 가맹본부에 물어야 할 위약금이 최대 5000만원대에 이르는 셈이다.

② 장사를 잘하기 위해 점주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편의점을 창업하면 보통 점주들은 의욕을 가지고 매출을 늘리려고 애쓴다. 하지만 편의점주가 매출 확대에 재량을 발휘할 여지는 거의 없다. 프랜차이즈 산업은 강력한 ‘표준화’ 전략을 특징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와 설비를 가맹본부로부터 제공받고, 물품과 판매 정보 등도 모두 가맹본부가 결정한다. 소비자들은 전국 어느 편의점에서나 규격화한 상품을 구입하면서 ‘일정한 만족’을 얻을 수 있지만, 편의점주들은 특색 있는 아이템이나 사업 구상으로 매출 확대를 노릴 여지가 없다. 신기섭 <한겨레> 기자는 디스팩트 방송에서 “편의점주는 어느 물건을 팔지 선택할 여지가 없다. 하다못해 간판 하나 바꾸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그저 납품업자에 불과하고, 대기업 가맹본부의 알바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③ 어쩌다 나는 이익은 편의점주가 아니라 건물주에게 간다

2013년 서울시 조사 결과, 서울시에서 한 번 세를 얻은 자리에서 가게가 유지되는 기간은 평균 1.7년에 불과하다. 평균 임대차 계약기간인 2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나가거나 쫓겨나는 셈이다. 임대로 연 가게의 3년 생존율이 28.8%밖에 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료와 인건비, 점포 운영 비용과 재고·폐기 비용 등 지속적인 지출은 오롯이 편의점주의 몫이다. 건물주가 임대 계약 기간 2년이 지난 뒤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해도, 대기업 가맹본부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는 것이다. 김완 <한겨레21> 디지털팀장은 디스팩트 방송에서 “그러니까 결국 자영업자들이 노리는 건 일상적인 수익이 아니라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서 받을 권리금”이라며 “권리금을 받고 가게 운영 부담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④ 돈은 대기업 가맹본부만 번다

대기업 가맹본부의 연간 매출액은 2006년 4조6800억원에서 2011년 11조75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반면 편의점 점포당 연간 평균 매출액은 2006년(4억7500만원)이나 2011년(4억3500만원)이나 별 차이가 없다. 대기업 가맹본부 이익만 늘었다는 뜻이다.

이런 성장세는 주가만 봐도 알 수 있다. CU 가맹본부인 BGF 리테일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6만8000원에서 1년 만에 17만원으로 150% 급등했다. GS25의 GS리테일도 같은 기간 2만4900원에서 5만7600원으로 131% 올랐다. 김진철 <한겨레> 기자는 디스팩트 방송에서 “대기업 가맹본부의 수익이 늘어나는 반면 편의점주는 별다른 수익을 얻지 못하는 구조다. 그 스트레스를 아르바이트생들에게 푸는 편의점주도 있다. 그러니 편의점주와 아르바이트생들끼리의 ‘을들끼리의 갈등’이 생기는 일도 잦다”고 말했다.

▶디스팩트 시즌2 방송 듣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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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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