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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단독] “기저귀 차고 일할까요?”…쿠팡, 수상한 화장실 공사 한달째

등록 2021-06-06 20:46수정 2021-06-07 00:01

쿠팡 용인 물류센터, 남자화장실 고의 폐쇄 의혹
“직원들, 화장실 자주 못 가게 하려 이런다 생각”
관리자 허락받고 화장실 이용, 명부 작성 호소도
회사 쪽 “누수·좌변기 흔들림 등으로 공사” 해명
쿠팡 용인2 물류센터에 폐쇄된 화장실 칸. 트위터 갈무리
쿠팡 용인2 물류센터에 폐쇄된 화장실 칸. 트위터 갈무리

쿠팡 물류센터 직원들이 쓰는 화장실 칸 일부가 연쇄 폐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직원들은 회사가 화장실에서 쓰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의 폐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회사 쪽은 “누수 등의 이유로 공사 중”이라고 해명했다.

6일 쿠팡과 물류센터 노동자 ㄱ씨 설명을 종합하면, 쿠팡 용인2 물류센터 지하 1층 남자 화장실 3곳에 있는 6개 칸 중 4칸이 폐쇄됐다. 이런 사실은 물류센터 직원 ㄱ씨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글과 사진을 함께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회사 쪽도 화장실 칸 일부가 폐쇄된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ㄱ씨는 트위터 글에서 “화장실 3곳의 6칸(화장실 당 2칸)도 부족한데 2칸만 사용하라니 기저귀라도 차고 출근해야 한다 싶다”고 말했다. 6칸 중 3칸(화장실 당 한 칸)은 이미 폐쇄돼 있었고, 여기에 한 칸 더 폐쇄가 됐다고 한다. ㄱ씨 글에는 “(화장실 한 곳당) 2칸이 있으면 한 칸을 막아놨다. 진짜 급한 사람은 어쩌라는지 모르겠다”라는 또다른 이가 쓴 댓글이 달렸다.

ㄱ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미 폐쇄된 3칸(화장실당 한 칸)은 수주일 넘게 공사중이다. 또 유피에이치(UPH, 시간당 처리한 일감량) 통제 때문에 눈치가 보여 지상 1층 화장실 이용도 제약이 있다”며 “직원들은 화장실 자주가는 걸 막으려고 이러는 거(화장실 칸 연쇄 폐쇄)라고 다들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팡 물류센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쿠팡 직원들은 화장실 이용시 관리자 허락을 받아야 하고, 이용 명부도 작성해야 한다고 호소한 바 있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25일 혈압·혈당 등 건강지표가 좋지 않은 정규직 배송직원(쿠팡친구)을 대상으로 한달간 유급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배송 노동자의 과로가 사회적 문제가 되자 내놓은 대응책이다. 당시 강한승 대표는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장실 사용도 엄격히 통제할 뿐만 아니라 일부 칸 폐쇄됐다는 점에서 쿠팡의 이런 직원 복지 프로그램 도입은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쿠팡 고위 관계자는 “기존 폐쇄한 3칸은 지난달 초부터 누수 등의 이유로 공사를 한달간 진행 중이고, 나머지 한 칸도 최근 좌변기 흔들림이 발견돼 수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고 해명했다. 공교롭게도 개별 화장실 3곳 중 각각 한 칸씩만 누수 등의 문제가 연달아 발생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른 층의 화장실은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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