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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트랜스 지방 첨가제 빼고 고소한 자연을 드립니다

등록 2007-01-17 14:57

자연드림베이커리
자연드림베이커리
우리몸 살리고 우리농업 살리는 ‘자연드림베이커리’
서울 양천구 목동 부영그린타운 1차 상가건물에 자리한 자연드림베이커리 목동점. 곰보빵, 파운드케이크, 파이 등 갓 구워낸 노릇노릇한 빵이 군침을 돌게 한다. 여러 가지 케이크와 쿠키는 물론 초콜릿과 아이스크림도 있다.

11일 오후 1시. 점심시간을 갓 넘긴 때인데도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루 120~150명이 빵을 사간다고 했다. 단골손님만도 100여명. 매출액은 하루 100만원이 넘는다. 빵집의 손익분기점을 대략 70만~80만원으로 잡는 데 비춰보면 수익도 꽤 나는 셈이다.

갓 빻은 우리밀·천연버터 사용
첨가제 안넣고도 빵맛 끝내줘
줄선 단골에 매출 쑥쑥
생협 회원 주인이자 판매원

겉으로만 보면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빵집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찬찬히 둘러보면 자연드림베이커리의 빵은 보통 빵이 아니다.

이 빵집은 우리 밀만 쓴다. 또 빻은 지 3일이 지나지 않은 밀가루로만 빵을 만든다. 갓 빻은 밀가루를 쓰는 이유에 대해 김미선 매니저는 〈동의보감〉의 구절을 들었다.

“밀가루는 장과 위를 튼튼히 하고 기력을 세게 하며 오장을 도와 오래 먹으면 몸이 든든해지지만 묵은 밀가루는 열과 독이 있고 풍을 동하게 한다고 해요.”

이곳은 트랜스 지방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마가린이나 쇼트닝 대신 값이 서너배 비싼 천연버터를 쓴다. 우유는 유기농 사료를 먹인 젖소에서 나오는 우유를, 달걀은 항생제를 먹이지 않고 키운 닭이 낳은 유정란을 쓴다. 설탕도 파라과이에서 수입한 유기농 설탕이 재료로 들어간다. 또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쓰는 유화제나 개량제, 가성소다 등도 전혀 쓰지 않는다. 그럼에도 빵맛은 유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에 뒤지지 않는다. 이날 3만원을 내고 할인혜택이 있는 멤버십카드를 신청한 이경연씨는 “그동안 먹은 우리 밀 제품은 몸에 좋긴 하지만 맛이 없었는데 이곳의 빵은 부드럽고 맛있을 뿐 아니라 종류도 다양해 다른 제과점에 빠지지 않는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연드림베이커리가 다른 빵집과 가장 다른 점은 경영철학이다. 이 빵집은 소비자에게는 몸에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우리 농산물을 씀으로써 고사 위기에 놓인 우리 농업을 되살리려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그동안 생명운동 조직에서 회원을 중심으로 깨끗한 먹을거리를 유통시켜온 것과 달리 도심 한복판에 매장을 낸 자연드림베이커리는 주류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생명운동의 전초기지인 셈이다.

그런 정신은 빵집의 소유 구조에도 담겨 있다. 이 빵집은 개인 소유가 아니다. 양천생활협동조합이 주인이다. 양천생협은 우리 농산물 직거래 운동과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고민하는 이들이 꾸려가는 모임이다. 그런 뜻을 가진 조합원 32명이 1억7천만원을 출자했다. 매장 운영도 조합원이 한다. 김미선 매니저는 양천생협 이사이고, 판매를 돕는 나정균·나경미·전영경씨는 조합원이다.

이들도 처음 빵집을 시작할 때 걱정이 많았다. 첨가물을 거의 넣지 않은 빵의 시장경쟁력 때문이었다. 김 이사는 그동안 모은 용돈 50만원씩을 출자한 두 아들 박진혁·동혁군의 말을 전했다. “처음 빵집을 낸다고 할 때 아이들이 생협 빵처럼 만들면 맛이 없어서 팔리지 않을 거라며 걱정을 하더라고요. 하지만 맛을 보고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빵 만드는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이재영 실장도 “처음에는 첨가물을 넣지 않고 빵이 나올 수 있을지 무척 걱정했지만 지금은 몸에 좋지 않은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맛있는 빵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손님들로부터 먹은 뒤 속이 편하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자연드림베이커리. ‘까칠한’ 정신을 가진 별난 빵집이다. 그런 정신 탓인지 날이 지날수록 단골손님이 늘고 있다. 몸에 좋은 빵으로 도시인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우리밀 소비를 통해 농촌과 자연환경을 살리려는 이들의 꿈이 이제 나래를 펴기 시작했다.

자연드림베이커리 목동점 (02)2647-0027, 일산후곡점 (031)919-7600, 천안점 (041)577-2727, 양천구청점 (02)2642-0312, 순천점 (061)725-0050.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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