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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아버님 모시지 못한 불효 이제야 씻습니다”

등록 2007-08-17 18:35

전영한 이사장
전영한 이사장
노인복지시설 ‘생생꿈마을’ 기증한 전영한 이사장
외지 떠돌며 목장·무역업해 ‘자수성가’
‘버려진 노인들 돌보라’ 선친 뜻따라 설립
지난해 뇌졸중 수술…충남도에 맡기기로

“돌아가신 아버지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전영한(67·사진) 무궁화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17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생생꿈마을 기증식에서 “아버지를 잘 모시지 못한 불효를 이제야 씻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 이사장은 이날 재단이 운영해 온 충남 보령시 주교면의 노인복지시설 생생꿈마을 건물과 땅 8만5106㎡(평가금액 73억원) 등을 충남도에 기증했다.

이날 기증한 무궁화복지재단은 “고부간 갈등으로 마땅히 갈 곳 없는 노인들을 돌보는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라”는 선친(고 전황운)의 유지에 따라 그가 1993년 땅 10만여㎡와 소 50마리, 건물 등을 출연해 설립했다.

그의 아버지는 평범한 가장이었지만 이웃이 굶는 모습을 보면 쌀을 퍼주곤 해 “부자도 아니고 아이들 먹일 것도 부족한데 하필이면 꼭 쌀을 퍼주느냐”는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기 일쑤였다.

“아버지는 굶지 않는 이들은 죽을 먹고 보리쌀을 먹어도 괜찮지만 굶던 사람은 쌀을 먹어야 탈이 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는 “학교를 마친 뒤 외지로 돌아다니며 목장과 우유관련 사업, 무역업을 해 천원주식회사와 중국GAVI국제무역유한회사 대표로서 자수성가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장남으로서 아버지를 제대로 모시지는 못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무궁화복지재단을 세운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직접 바위를 캐내는 등 실버타운 터를 닦은 끝에 지난해 초 2093㎡ 크기의 생생꿈마을을 짓고 65살 이상 오갈 데 없는 노인 7명을 모셨다.

그가 재단의 뼈대를 이루는 동안 딸 미애(충주대 사회복지과 교수)씨는 할아버지 유지를 이루려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미국 피바디 음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사회복지학을 다시 공부했고 사위인 정운섭 변호사도 사무실을 닫은 채 아내를 외조했다.

생생꿈마을을 열었다는 기쁨도 잠시, 그는 지난해말 뇌졸중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오르게 되자 무궁화복지재단이 우리나라 최고의 노인복지재단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하다 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조경과 물리치료실, 요양시설 등을 마무리지어 기증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도에서 맡아 잘 운영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위탁운영을 할 경험있는 단체를 공모해 현재 심사하고 있으며 뜻을 이어받아 최고의 실버요양시설이 되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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