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간월도 김종관씨 집 수리봉사에 나선 희망의 러브하우스 자원봉사자들이 6일 김씨 부부(앞줄 가운데)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15년째 집수리 무료봉사 ‘희망의 러브하우스’ 회원들
간월도 오두막집 ‘맥가이버 손길’로 뚝딱
장애인-중국동포 주인네 “나누며 살게요”
3천여 회원 십시일반 연 200여채 새단장 “맥가이버님, 도신님이 준비하니 창틀 마무리 먼저 해주세요.” 지난 6일 오후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김종관(54)씨 집은 연두색 조끼를 입은 20여명으로 붐볐다. 이들은 희망의 러브하우스(cafe.daum.net/mbclovehouse) 회원들로, 지난 주부터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김씨 부부가 살 집을 고치는 무료 봉사 중이다. 맥가이버는 허범욱(케이티 사랑의봉사단)씨, 도신은 ‘도배의 신’의 줄임말로 유명열(인테리어업)씨의 별명이다. 김씨 집은 부부방 11.4㎡, 어머니방 7.2㎡와 6㎡ 크기의 화장실, 그리고 가게를 꾸릴 수 있는 27㎡ 규모의 공간으로 이뤄졌다. 러브하우스 식구들은 김씨 집의 바닥과 벽·천정을 새로 만들고 창과 문, 전기 배선, 상·하수도 배관, 화장실까지 다시 공사했다. 보일러도 새로 놓았다. 16평 남짓 공사에 시멘트 160여포, 석고보드 92장이 들어갔으니 사실상 집을 새로 지은 셈이다. 간월도가 고향인 김씨는 소아마비 장애인이지만 ‘간월도 맥가이버’로 불릴 만큼 손재주가 남다르고 성실했다. 10년 전 우여곡절 끝에 중국동포인 부인 문정희(48)씨와 재혼했지만 믿던 이에게 이용당해 임대 양식장을 날리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주민들의 도움으로 연 젓갈 좌판마저 도로확장공사로 헐렸다. 잇따른 불행으로 ‘팔순 어머니를 모시고 오순도순 살고 싶은 꿈’을 접을 무렵인 지난 8월, 러브하우스 실사단이 그의 집을 찾았다. “알고 지내던 분이 러브하우스의 ‘집 고쳐드립니다’에 절 추천했다는 겁니다. 텔레비전에서는 봤지만 내가 주인공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안했습니다.” 김씨 부부는 추석이 지나고 봉사단 1진이 찾아와 벽과 바닥, 배관, 천정 공사를 마치고 돌아간 뒤에도 ‘꿈인지 생신지’ 밤잠을 설쳤다. 부인 문씨는 “‘설마’했는데 이 분들을 보면서 가진 걸 쪼개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고 봉사하며 사는 이들이 세상에 있다는 걸 알았다”며 “열심히 살면서 무엇이든 다른 이들과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감사했다. 양덕근 러브하우스 회장은 “기술자 및 사회복지사 200여명이 3천여명의 회원 및 기업의 후원금으로 연간 200여회의 집수리 봉사를 하고 있다”며 “집수리 봉사는 보금자리를 가꿔 희망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희망의 러브하우스’는 양씨가 건축자재 회사에 근무하며 미국에서 공부할 때 집·가구 수리용 전동 장비를 구입해 귀국한 뒤 틈날 때마다 이웃과 동네를 돌며 무료 수리를 하면서 비롯됐다. 양씨는 뜻을 같이하는 회사 동료, 선·후배들과 같이 10여년을 활동하다 2002년 온라인으로 모임을 확대했다. 서산/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장애인-중국동포 주인네 “나누며 살게요”
3천여 회원 십시일반 연 200여채 새단장 “맥가이버님, 도신님이 준비하니 창틀 마무리 먼저 해주세요.” 지난 6일 오후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 김종관(54)씨 집은 연두색 조끼를 입은 20여명으로 붐볐다. 이들은 희망의 러브하우스(cafe.daum.net/mbclovehouse) 회원들로, 지난 주부터 주말과 휴일을 이용해 김씨 부부가 살 집을 고치는 무료 봉사 중이다. 맥가이버는 허범욱(케이티 사랑의봉사단)씨, 도신은 ‘도배의 신’의 줄임말로 유명열(인테리어업)씨의 별명이다. 김씨 집은 부부방 11.4㎡, 어머니방 7.2㎡와 6㎡ 크기의 화장실, 그리고 가게를 꾸릴 수 있는 27㎡ 규모의 공간으로 이뤄졌다. 러브하우스 식구들은 김씨 집의 바닥과 벽·천정을 새로 만들고 창과 문, 전기 배선, 상·하수도 배관, 화장실까지 다시 공사했다. 보일러도 새로 놓았다. 16평 남짓 공사에 시멘트 160여포, 석고보드 92장이 들어갔으니 사실상 집을 새로 지은 셈이다. 간월도가 고향인 김씨는 소아마비 장애인이지만 ‘간월도 맥가이버’로 불릴 만큼 손재주가 남다르고 성실했다. 10년 전 우여곡절 끝에 중국동포인 부인 문정희(48)씨와 재혼했지만 믿던 이에게 이용당해 임대 양식장을 날리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주민들의 도움으로 연 젓갈 좌판마저 도로확장공사로 헐렸다. 잇따른 불행으로 ‘팔순 어머니를 모시고 오순도순 살고 싶은 꿈’을 접을 무렵인 지난 8월, 러브하우스 실사단이 그의 집을 찾았다. “알고 지내던 분이 러브하우스의 ‘집 고쳐드립니다’에 절 추천했다는 겁니다. 텔레비전에서는 봤지만 내가 주인공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안했습니다.” 김씨 부부는 추석이 지나고 봉사단 1진이 찾아와 벽과 바닥, 배관, 천정 공사를 마치고 돌아간 뒤에도 ‘꿈인지 생신지’ 밤잠을 설쳤다. 부인 문씨는 “‘설마’했는데 이 분들을 보면서 가진 걸 쪼개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고 봉사하며 사는 이들이 세상에 있다는 걸 알았다”며 “열심히 살면서 무엇이든 다른 이들과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감사했다. 양덕근 러브하우스 회장은 “기술자 및 사회복지사 200여명이 3천여명의 회원 및 기업의 후원금으로 연간 200여회의 집수리 봉사를 하고 있다”며 “집수리 봉사는 보금자리를 가꿔 희망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희망의 러브하우스’는 양씨가 건축자재 회사에 근무하며 미국에서 공부할 때 집·가구 수리용 전동 장비를 구입해 귀국한 뒤 틈날 때마다 이웃과 동네를 돌며 무료 수리를 하면서 비롯됐다. 양씨는 뜻을 같이하는 회사 동료, 선·후배들과 같이 10여년을 활동하다 2002년 온라인으로 모임을 확대했다. 서산/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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