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어린이들이 입었던 다양한 옷들.
맨 위쪽부터 조선시대 말기 어린이가
까치 설날에 입었던 색동 두루마기,
1920년대의 동다리저고리, 제주 갓난아기
들이 입었던 두렁이, 그리고 방한용 신발.
맨 위쪽부터 조선시대 말기 어린이가
까치 설날에 입었던 색동 두루마기,
1920년대의 동다리저고리, 제주 갓난아기
들이 입었던 두렁이, 그리고 방한용 신발.
서울 경운박물관 ‘옛 어린이옷’전
옥양목 배냇저고리, 동다리저고리, 돌띠저고리, 두렁이…. 이제는 이름조차 생소한 어린이 옷들이다. 지난 19일부터 서울 경운박물관은 이런 귀한 옛 어린이 옷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개관 2주년을 기념한 <옛 어린이옷-그 소중한 어여쁨>전이다.
박물관에서는 길게는 100년이 넘게 집안별로 물려온 어린이 옷 100여점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어린이 옷에서 보기 힘든 사규삼(조선시대 남자아이의 예복)이나 도포도 있다. 특히 갓난아이에게 입혔던 배내옷 종류가 다양하게 선보이는데 두렁이, 봇뒤창옷 등 지금은 사라진 옛 어린이 옷들을 볼 수 있다. 두렁이는 옷을 입히기조차 어려운 갓난 아이의 배에 둘러주던 치마같은 옷이다. 맨 몸으로 둘 수 없는 아기에게 두른 보온용이지만 여름에는 모시로 만들기도 했다. 겨울에 입힌 누비두렁치마도 있다.
지방별로 조금씩 차이나는 옷들도 선보인다. 두렁이는 보통 명주나 무명을 2~3폭 이어 만든 게 일반적인데 제주에서는 삼베로 만들어 입혔다. 연약한 아기의 피부를 강하게 하려고 했던 까닭이다. 역시 제주에서 입혔던 봇뒤창옷은 태반에서 떨어져나온 뒤에 입는 큰 옷이란 뜻으로 배냇저고리를 일컫는 제주도 방언이다. 무명 위주인 다른 지방과 다르게 이조차 삼베로 만들었다. 다만 허리띠는 무명실이었다.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다.
그 외 바지와 마고자, 조끼, 풍차바지 등 근대사 유물도 볼 수 있다. 개량식으로 어깨허리를 대고 바지 밑을 뚫어놓아 용변을 편하게 볼 수 있게 만든 ‘개구멍바지’, 솜을 얇게 두어 튿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어깨와 뒷목에 홍색 박쥐매듭을 단 청홍마고자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물 가운데 여자 아이의 옷이 눈에 띄게 적은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남아선호사상을 볼 수 있는 옷들도 많다. 예복에는 주로 부귀다남(富貴多男) 같은 글자를 금박으로 물려 그 시대의 남아선호사상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요즘보다 그 시절의 ‘성인지도’가 나아보이는 점은 남자 아이에게도 청색 계열의 옷만 허락했던 게 아니라 진분홍색, 빨간색, 보라색, 분홍색 등 다양한 색깔의 옷을 지어입혔다는 사실이다. 기간은 7월16일까지. 중국과 일본의 어린 아이 옷도 일부 만나볼 수 있다. (경운박물관 02-3463-1336)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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