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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0원짜리 6111개’ 기초수급자의 큰사랑

등록 2008-12-21 21:06

“500원짜리는 궁하면 쓰게 돼”
암 수술 후유증에도 이웃 도와
“500원짜리를 모으면 좋겠지만 500원짜리는 돈이 궁하면 쓰게 돼서, 10원짜리를 모으고 있어요.”

10년 동안 모은 10원짜리 동전 6111개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탁한 사경문(48·전남 장흥군 신동리)씨는 21일 “다시 동전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씨는 2005년 암 수술을 받은 뒤 일하기가 어려워 기초생활 수급자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사씨는 10여년 전부터 한 해에 두 차례씩 쌀 6~7가마를 읍사무소 등에 기부해 왔다. 농촌에서 집수리를 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먹고살았지만, 어렵게 사는 노인들이 마음에 걸려서였다. 부모를 일찍 여읜 뒤 정이 깊었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시면서 시작한 일이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쌀 기부를 중단해야 했다. 구강암 수술의 후유증으로 얼굴이 뒤틀리고 다리가 불편해지는 등 병고가 깊어졌기 때문이다. 당장은 재수술비도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다. 사씨는 “죽을까 싶던 시기를 넘기고 나니 쌀 기부를 끊은 게 찜찜해지더라”며 “그 참에 10원짜리 모은 걸 기부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10원짜리 뭉치를 전남 장흥 지역자활센터에 전달했고, 센터는 쓸 곳을 고심하다가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 돈을 보냈다.

아내와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사는 사씨는 “수술비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한테 신세를 많이 졌다”며 “도움 받은 걸 쪼개서라도 조금씩 갚아가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사씨는 올해 쌀 기부를 다시 시작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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