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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인천 예화여고 ‘학생들’ 당당한 외침 “묻지마! 공부”

등록 2005-05-11 17:54수정 2005-05-11 17:54

지난 2일 인천 서구 가좌동 예화여자고등학교 ‘주부학생’들이 오는 12일 있을 체육대회를 앞두고 피구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인천 서구 가좌동 예화여자고등학교 ‘주부학생’들이 오는 12일 있을 체육대회를 앞두고 피구 연습을 하고 있다.

▲ 전산교육에 몰두하고 있눈 ‘주부학생’

가정형편때문에 온 청소년반…못배운 한 뒤늦게 푼 성인 어머니반
17살부터 77살까지 엄마처럼…딸처럼…때론 친구처럼 오늘도 ‘열심히’

예화여고 교사들은 3년 전부터 왼쪽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다닌다. 교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교사들의 이름을 외우기 어렵다는 어머니 학생들의 고충을 헤아린 배려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이름표를 제대로 달고 다니는 이들은 교사 뿐이다. 어머니 학생들은 이름표를 달지 않고, 청소년 학생들은 이름표를 아무데나 단다. 교복치마 뒤에 떨어진 단추 대신으로, 멋을 부리느라 허리춤에, 나풀거리는 넥타이를 고정시키느라 가슴 가운데에 붙인다. 그 모습에 야단을 치긴커녕, 박순영(45) 교장은 한술 더 떠서 말한다. “얼마나 개성 있고 예쁩니까.”

지난 3월 박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학교 건물에 ‘꿈과 사랑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라는 간판을 달았다. “학교는 우선 가고 싶고, 오면 즐겁고, 행복한 곳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 학교는 78년 야학에서 출발해 85년 예화여상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86년에 학력 인정 지정을 받았다. 지금 이름인 ‘예화여고’가 된 건 2001년부터다. 애견관리과, 유아교육과 등에서 실무교육을 받을 수도 있고, 일반 교과과목을 계속 공부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도 많다.

설립 초기에는 ‘열정’이 가진 것의 전부였다. 79년 서울대학교 사범대 1학년 때부터 3년간 이곳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13년 반 동안 인천에서 일반 고등학교 교사생활을 해온 박 교장은 “청소년 학생 담임 교사들은 지금도 날마다 아이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고 했다. 자칫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엇나갈까 노심초사 공들이는 교사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박 교장은 부임하면서 가능하면 학생들에게 모두 장학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배움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하며, 누구 한 사람 관심 못 받는 이 없이 자기 소질을 살려 희망을 키우길 바라기 때문이다.

“열악한 시설, 부족한 공간, 먼지와 날씨 등으로 고생을 겪는 교사들과 학생들을 볼 때마다 안쓰러우면서도 감사합니다. 뒤늦은 공부를 시작하는 어머니들,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 그리고 교사들이 모두 하나가 돼 공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는 따로따로 같지만 실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 격려해주시면 크게 힘을 얻게 되겠지요.” (예화여고 032-574-3351~3)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뜻 같이 하시는 분 격려해주시면 큰힘”

박순영 교장선생님

예화여고 교사들은 3년 전부터 왼쪽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다닌다. 교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교사들의 이름을 외우기 어렵다는 어머니 학생들의 고충을 헤아린 배려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이름표를 제대로 달고 다니는 이들은 교사 뿐이다. 어머니 학생들은 이름표를 달지 않고, 청소년 학생들은 이름표를 아무데나 단다. 교복치마 뒤에 떨어진 단추 대신으로, 멋을 부리느라 허리춤에, 나풀거리는 넥타이를 고정시키느라 가슴 가운데에 붙인다. 그 모습에 야단을 치긴커녕, 박순영(45) 교장은 한술 더 떠서 말한다. “얼마나 개성 있고 예쁩니까.”

지난 3월 박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학교 건물에 ‘꿈과 사랑을 키우는 행복한 학교’라는 간판을 달았다. “학교는 우선 가고 싶고, 오면 즐겁고, 행복한 곳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 학교는 78년 야학에서 출발해 85년 예화여상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86년에 학력 인정 지정을 받았다. 지금 이름인 ‘예화여고’가 된 건 2001년부터다. 애견관리과, 유아교육과 등에서 실무교육을 받을 수도 있고, 일반 교과과목을 계속 공부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도 많다.

설립 초기에는 ‘열정’이 가진 것의 전부였다. 79년 서울대학교 사범대 1학년 때부터 3년간 이곳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13년 반 동안 인천에서 일반 고등학교 교사생활을 해온 박 교장은 “청소년 학생 담임 교사들은 지금도 날마다 아이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고 했다. 자칫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엇나갈까 노심초사 공들이는 교사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박 교장은 부임하면서 가능하면 학생들에게 모두 장학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배움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하며, 누구 한 사람 관심 못 받는 이 없이 자기 소질을 살려 희망을 키우길 바라기 때문이다.

“열악한 시설, 부족한 공간, 먼지와 날씨 등으로 고생을 겪는 교사들과 학생들을 볼 때마다 안쓰러우면서도 감사합니다. 뒤늦은 공부를 시작하는 어머니들,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고민하는 청소년들, 그리고 교사들이 모두 하나가 돼 공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는 따로따로 같지만 실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 뜻을 같이 하시는 분들이 격려해주시면 크게 힘을 얻게 되겠지요.” (예화여고 032-574-3351~3)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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