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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십시일반 장학금이 52억 서천이 ‘깜짝’

등록 2009-07-21 21:07

충남 서천사랑장학회가 지난 2006년 장학금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했다.  서천사랑장학회 제공
충남 서천사랑장학회가 지난 2006년 장학금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했다. 서천사랑장학회 제공
‘100억 모으기 운동’ 10년째
2006년 참여 붐 일어
군수는 매달 100만원 내놓고
제휴기업 63곳·회원 2200명
낙전이체에 부조금도 보태
충남 서천은 보령과 전북 군산 사이에 있는 작은 군지역이다. 이 곳은 우리 역사에서 한번도 중심이 되거나 주목받지 못했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인 장항제련소의 높은 굴뚝이 랜드마크였던 이 땅에 새로운 기부 문화가 뿌리 내려 6만여 군민들에게 자긍심과 희망을 주고 있다.

군민들의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서천사랑장학회의 ‘장학금 100억원 모으기’ 사업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장학금 얘기만 나오면 서천군민들의 입가에는 웃음이 묻어난다. 10년 묵은 꿈을 곧 이룰 것이라는 기쁨 때문이다.

서천사랑장학금은 지난해 말로 총 모금액이 50억원을 넘어섰다. ‘50억원을 모았는데 100억원을 못 모으랴’ 싶어 웃음이 절로 난단다. 21일 현재 6개 통장에는 52억9천만원이 들어 있다. 이 장학금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지난 1999년이다.

“서천에 뭐가 있슈? 사람이라도 키워 고향의 미래를 준비하자는 마음에서 장학금 모금운동을 벌였쥬.”

서천사랑장학회 나우찬 총무이사는 “시작할 때 2억원 정도 모으면 다행이다 싶었는데 1천여명이 참여해 5억원을 모았다”고 10년 전의 열기를 전했다. 모금 초기에 장학회를 향한 군민들의 마음은 확인했지만, 그 뒤 몇년 동안 기금이 넉넉하게 모이지는 않았다.

장학금 붐이 일어난 것은 장학회가 2차 군민회원 모집에 나선 2006년부터다. 마침 한산모시문화제, 전어축제, 광어축제, 꼴갑(꼴뚜기와 갑오징어)축제가 활발해지면서 주민과 상인들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나선 것이다.

나소열 서천군수가 취임 직후부터 월급에서 매달 장학금으로 1백만원씩을 내놓고 있다는 것도 이때 군민들에게 알려졌다. 그가 처음 군수에 당선된 2002년 “장학금 100억원을 모아보자”고 제안하자 “젊은 군수가 꿈같은 얘기를 한다”며 설마하던 군민들은 “우리가 해보자”라며 힘을 보탰다.

6월 말 현재 매달 기금을 내는 정기회원은 1200명, 지역기업 등 제휴회원은 63개사에 이른다. 여기에 애·경사 등 가정에 특별한 일이 있으면 비용을 아껴 출연하는 비정기회원이 1000여명을 넘어서면서 지난해에는 순수한 기금 모금액만 13억여원에 달했다. 서천군청 기금업무 담당 이은정씨는 “2~3년 사이 기금이 눈덩이 불어나듯 늘었다”며 “지난해 50억원을 넘어서자 지역 직장인들 사이에 1만원 이하 낙전 장학금 이체운동도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군 전체에 장학금 모으기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정기회원인 이온숙(주부·서천군 한산면)씨는 “장학금 100억원을 만들자는 목표를 이루려고 형편되는 대로 5천원이든 1만원이든 내는 군민이 늘고 있다”며 “장례 치르고 부조금을 쪼개 기금을 내는 이들, 연말이면 동전을 모은 저금통을 통째로 내는 이들이 심심찮게 있다”고 말했다.

장학회는 올 4월 고교생과 대학생 111명에게 1억7010만원을 지급하는 등 10년 동안 서천지역 학생 747명과 13개 체육팀에 7억666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장학금은 장학회 이사와 읍·면 지부장 등 30명이 성적우수 학생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으로 나눠 대상자를 정한다.

김중원 장학회 이사장은 “군민의 바람대로 장학금으로 공부한 지역 인재들이 각 분야 전문가가 돼 고향으로 돌아와 일하는 꿈을 꾼다”며 “이들이 돌아와 일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일이 우리 세대가 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라고 말했다.

서천/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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