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가톨릭평화방송>(CPBC) 라디오 프로그램 <오창익의 뉴스공감>(이하 <뉴스공감>)에서 지난 10일 하차했다. 가톨릭평화방송 안팎에서는 평소 이 프로그램에서 현 정부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불편하게 여길 만한 출연자를 자주 섭외한 것이 갑작스러운 진행자 교체의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가톨릭평화방송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설립한 방송사다.
1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가톨릭평화방송은 지난 3일 오 사무국장에게 진행자 교체를 통보했다. 지난해 4월18일 첫 방송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오 사무국장은 “봄 개편 시즌도 아닌데, 진행자로서 뭐가 문제인지 등에 대해선 하나도 밝히지 않은 채 방송을 그만두라고 통보한 것”이라며 “함세웅 신부 등 출연을 두고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특정 인사가 불편하다고 한 것 등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함세웅 신부는 지난 3일 이 프로그램에 나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 인사들의 이태원 참사 대응을 두고 “위선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100일이 되는 5일 가톨릭 평신도 단체를 중심으로 추모 미사를 갖기로 했다고도 알렸다. 오 사무국장에 대한 하차 통보는 함 신부의 출연 직후 이뤄졌다. <뉴스공감>에는 함 신부 이외에도 임은정 검사와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등이 출연해 현 정부나 검찰을 비판한 바 있다.
반면 가톨릭평화방송 쪽에서는 “<뉴스공감> 진행자 교체는 프로그램 수시 개편의 일환일 뿐”이라며 논란에 선을 그었다. 익명을 요구한 가톨릭평화방송 관계자는 “진행자 교체는 오는 3월 ‘시피비시(cpbc)플러스’라는 이름의 오티티(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단행한 프로그램 개편 작업의 하나”라며 “함 신부의 출연 등이 진행자 교체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주장은 사실관계와 다르다”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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