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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교양 부족한’ 방송

등록 2009-01-29 08:24

KBS ‘책을 말하다’ EBS ‘한영애의…’ 등 폐지 확정적
시청자 항의 잇달아…후속으로 영어·처세·취업 프로
공중파 방송사들이 시청률 지상주의에 매몰되면서 인문적 가치를 추구하는 교양·문화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해 12월 <에스비에스>(SBS) ‘금요컬처클럽’, 이달 초 <한국방송>(KBS·1TV) ‘TV 책을 말하다’가 폐지된 데 이어, <교육방송>(EBS)의 간판 교양·문화 꼭지인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 ‘책으로 만나는 세상’ 등도 올 봄 폐지가 확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28일 입수한 ‘2009년 전반기 교육방송 에프엠(FM) 라디오의 기본 편성표’를 보면, 교육방송은 ‘…문화 한 페이지’, ‘책으로 만나는 세상’, ‘고전극장’, ‘강지원의 특별한 만남’ 등 주요 교양 꼭지들을 올 봄 폐지할 계획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후속으로는 ‘모닝스페셜’, ‘직장인 성공시대’, ‘팝스 잉글리시’ 등 영어·처세·취업 프로그램이 나갈 예정이다. 김유열 교육방송 편성팀장은 “아직 가안이지만 나름 방침이 서 있는 상태”라며 “2월 중순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관계자들은 폐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화 한 페이지’의 경우, 진행자인 가수 한영애씨가 지난 23일 생방송 도중 “(폐지가) 공식 통보된 것은 아니지만 소문이 사실이 되는 걸 많이 봐 왔다. 교육방송이니 문화 프로그램이 계속되리라 믿는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 이후 이 프로그램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청취자들의 폐지 반대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방송의 한 관계자는 “대중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교양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는 것은 예능과 교양을 구분하지 못하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 문화 한 페이지’는 7년 동안 장수한 교육방송의 대표적인 교양·문화 프로그램으로, 책과 영화 등 예술 장르 전반에 걸쳐 작품과 작가, 관련 분야 동향 등을 소개해 왔다. 지난해에는 진행자 한씨가 한국방송대상 진행자상을 받기도 했다. 배우 명로진씨가 진행하는 ‘책으로 만나는 세상’은 고전과 사회과학 서적을 소개하는 보기 드문 책 전문 꼭지로 성가가 높다. <홍길동전> 등의 전통 고전을 라디오극 형식으로 재구성한 ‘고전극장’, 강지원 변호사가 진행하는 명사 대담 프로그램인 ‘… 특별한 만남’도 호평을 받았다.

한편, 지난 1일 공중파의 대표적인 책 프로그램인 ‘TV 책을 말하다’가 방송 8년 만에 사전 공지 없이 폐지된 뒤 부활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인터넷 등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시청률 등 경쟁 논리를 앞세운 편성은 과거에도 없지 않았지만, 공중파가 갖는 사회적 공공성에 대한 최소한의 원칙은 있었다. 지금은 그 최소한의 원칙마저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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