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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종편신청 신문, 권력에 구애공세

등록 2010-12-27 20:44

이명박 대통령에게 도움을 받은 이들의 사연을 전한 <중앙일보> 기사
이명박 대통령에게 도움을 받은 이들의 사연을 전한 <중앙일보> 기사
G20 추켜올리고 FTA 옹호하고
“할말은 하는 신문”,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언론”.

우리 신문들이 너나없이 내세우는 보도원칙이나 기치다. 올 한해 한국 신문들은 자신있게 이런 원칙을 수호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상당수 언론 전문가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신문들이 권력감시엔 소극적이고, 권력을 띄어주는 보도엔 적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어느 때보다 많았던 한해였다. 특히 조·중·동 등 보수신문들이 종합편성채널 진출에 목을 매는 상황이어서 이런 곡필이 종편 심사를 앞둔 눈치보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중앙일보>는 1월8일치 ‘눈시울 붉힌 MB 왜?’(3면)라는 제목의 비상경제대책 1년 점검 기사에서 이 대통령이 눈물을 닦는 사진과 함께 이 대통령에게 취임 이후 도움을 받은 시민들의 사연들을 소개하고 있다. “(대통령이) 입술 부르튼 거 보고 용기 얻고 삽니다”로 시작하는 이 기사는 “이 대통령을 만나 재기의 기회를 얻은 최 모씨”의 또다른 사연을 전했다. “얘기를 듣던 이 대통령도 눈시울을 붉혔다”고 덧붙였다. 이런 대통령 미화 기사는 올 한해 신문 지면 곳곳에서 넘쳐났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의 성과를 크게 다룬 <동아일보> 기사
주요 20개국(G20) 회의의 성과를 크게 다룬 <동아일보> 기사
신문의 정부 밀어주기는 지난 11월 치러진 주요 20개국(G20) 보도에서 정점을 이뤘다. ‘한국 수출확대 효과만 20조원…쏘나타 100만대 파는 셈’. 지난 10월30일치 동아일보 4면 통단 머릿기사 제목이다. 민간연구소가 밝힌 G20의 장기 경제효과를 꼼꼼하게 따져보지도 않은 채 대서특필한 것이다. 김성해 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한국 신문들은 G20의 성과에 대해 마치 커다란 합의가 이뤄진 것처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 타결된 뒤인 지난 6일 동아일보는 중앙일간지 가운데 유일하게 통사설을 게재해 국회 비준 처리를 요구했다. ‘한-미 에프티에이(FTA_의 국민이익 극대화하자’는 제목의 이 사설에서 이번 재협상이 ‘윈윈협상’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명박-오바마 리더십을 치켜세웠다. 협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반미좌파로 규정하며 “선동의 악의에는 국민도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종 미국 쪽 요구에 끌려가 퍼주기라는 비판을 받았던 협상의 결과를 일방적으로 옹호한 것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종편을 의식한 신문들이 정부를 향하여 때론 구애공세를, 때론 존재감 드러내기 등의 방식으로 왜곡, 축소보도가 난무했다”면서 “신문기자들의 저항정신이 되살아나야 신문의 미래도 암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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