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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즉시반응 뉴스 디자인 등 ‘IT+신문 찰떡융합’

등록 2011-10-20 20:21수정 2011-10-21 11:05

‘스마트 혁명’ 중인 미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현장
‘인큐베타 랩’서 아이패드 등 각종 기기로 동시화면 체험
주당 3.99달러 유료사이트서 기기 맞춤 창 조절 기능 제공
편집자·개발자 협업방식 ‘애즐’ 등 IT기업식 작업 변모
지난달 23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온라인뉴스협회’(ONA) 2011년 총회는 전에 없는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졌다. 이 총회의 열쇳말은 ‘기술’이었다. <뉴욕 타임스>, <알자지라>, <가디언> 등 디지털 저널리즘 개척에 앞장서고 있는 주요 언론사뿐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굵직한 정보기술(IT) 회사들도 대거 참여했다. 지난해 800여명이던 참가자 수는 올해 12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보스턴 지역 최대 일간지이자 <뉴욕 타임스>의 계열사인 <보스턴 글로브>(왼쪽 사진)는 총회 전날인 지난달 22일 20여명의 기자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이 신문의 디지털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는 ‘인큐베타 랩’(뉴미디어 연구실)을 공개했다.

보스턴 도심에서 남쪽으로 차로 20분 떨어진 주택가에 자리잡은 이 신문 본사의 별관 2층에는 정보기술 회사 사무실을 방불케 하는 공간이 펼쳐졌다. 이 인큐베타 랩 한쪽 벽에는 6개의 모니터를 이용해 만든 성인 남자 키만한 디스플레이 장치에 보스턴의 지도와 각종 사진이 떠 있다. 독자들이 아이폰 앱을 통해 보내오는 자신과 주변 지역의 사진들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소개를 맡은 크리스 마스탤 선임연구원은 “이 장치는 일종의 ‘실시간 보스턴’을 보여준다. 현재 어떤 지역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옆에는 애플의 아이패드, 삼성의 갤럭시탭, 아마존 킨들, 윈도폰 등 독자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가 모여 있다. 마스탤 연구원은 “이 기기들은 모두 동시에 같은 화면이 표시되도록 설정되어 있다”며 “새로운 웹 페이지를 설계하면 각 플랫폼의 독자들이 어떤 경험을 하는지 비교·확인하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올 1월 출범한 인큐베타 랩이 9개월에 걸쳐 지금까지 수행한 여러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즉시 반응 디자인’ 시스템이다. 편집자가 기사의 웹 페이지 레이아웃(기사 배치)을 하면 그에 맞춰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 각 기기에서 가장 보기 편한 디자인으로 자동으로 바뀌는 기술이다. 심지어 같은 웹 브라우저 안에서도 창의 크기를 마우스로 조절해 키우거나 줄이면 기사 배치가 자동으로 바뀐다.

<보스턴 글로브>의 크리스 마스탤 선임연구원이 지난달 22일 이 신문의 뉴미디어 연구실인 ‘인큐베타 랩’을 찾은 기자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즉각 반응 디자인’을 비롯해 편집국과의 협업으로 개발한 각종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보스턴/권오성 기자
<보스턴 글로브>의 크리스 마스탤 선임연구원이 지난달 22일 이 신문의 뉴미디어 연구실인 ‘인큐베타 랩’을 찾은 기자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즉각 반응 디자인’을 비롯해 편집국과의 협업으로 개발한 각종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보스턴/권오성 기자
<보스턴 글로브>는 지난달 중순 그동안 운영해온 무료 뉴스사이트 ‘보스턴닷컴’(boston.com)을 유지한 채 ‘보스턴글로브닷컴’(bostonglobe.com)이라는 유료 누리집을 새로 열었다. 회비는 주당 3.99달러다. 새 사이트는 전문화된 심층기사 등 콘텐츠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즉시 반응 디자인’ 시스템 등 차별화한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뉴스를 고급화된 상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시험기간을 마친 뒤 19일 본격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신문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기능과 내용 면에서 한층 진화한 새로운 누리집을 만들어 낸 비결로 ‘애즐’(Agile·날렵하다는 뜻)이라는 이름의 편집국과 웹 개발팀 사이의 협업 방식을 꼽는다. 이 신문은 온·오프라인 통합 편집국이 운영되고 있는데, 애즐은 디지털 뉴스에 필요한 새 기능을 최단기간에 만들어내기 위해 편집국과 개발팀이 직접 소통하는 방식이다. 매주 월요일마다 편집국 내 각 부서 편집장 등과 웹 개발 책임자가 모여 어떤 프로젝트를 우선순위로 진행할지 회의를 한다. 가령 야구 경기 결과를 표시하는 새로운 디지털 기능이 필요하다면 스포츠 편집장이 회의에 참석해 내놓는 식이다.

이렇게 각 부서에서 내놓은 모든 프로젝트는 ‘시작 전/진행중/사용자 적응테스트/완료’ 네 단계로 구분된 채 이 신문사 내부의 공개 알림판에 표시되어 누락되거나 부서간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한다. 에런 프라이스 웹 개발팀장은 “다른 신문사의 경우 갑자기 편집장이 나타나 ‘이런 식으로 해’라며 프로젝트를 뒤엎는 경우도 있었는데, (우리는) 애즐 방식 덕에 작업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제프 모리아티 디지털 총괄 부사장도 “편집국과 개발팀이 서로 터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접점을 찾아간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하나의 웹 페이지 레이아웃(기사 배치)을 기준으로 웹 브라우저, 아이패드, 아이폰 등 각종 기기에 맞춰 가장 보기 편한 디자인으로 자동 배치하는 ‘즉각 반응 디자인’ 시스템.  보스턴 글로브 제공
하나의 웹 페이지 레이아웃(기사 배치)을 기준으로 웹 브라우저, 아이패드, 아이폰 등 각종 기기에 맞춰 가장 보기 편한 디자인으로 자동 배치하는 ‘즉각 반응 디자인’ 시스템. 보스턴 글로브 제공
온라인뉴스협회 총회에서도 기술에 대한 언론인의 관심은 뜨거웠다. 적은 노력으로 바로 뉴스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요령을 소개하는 세션들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 ‘구글 퓨전 테이블’ 배우기 세션의 경우 100명이 넘는 기자들이 몰렸다. 퓨전 테이블은 온라인 상에서 데이터를 프로그래밍하고 시각화시키는 용도로 쓰이는 구글의 공개 툴(도구)이다. 초심자들을 위한 스마트폰 앱 활용법, 시각화된 뉴스를 만들어 내는 ‘비주얼 스토리 만들기’ 강연에도 인파가 붐볐다.

이번 총회에 강연자로 참석한 비벡 쿤드라 전 미국연방 국가최고정보책임자(CIO)는 “현재 저널리즘은 새 기술을 받아들일 것인가, 무시할 것인가의 갈림길에 있다”며 “이는 아마존닷컴이 될 것인가, 반스앤노블이 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반스앤노블은 온라인 책 시장을 간과하다가 현재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반면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은 신기술을 적극 끌어안아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보스턴/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취재 자문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오수정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분석팀장

정지훈 관동대 정보기술(IT) 융합연구소 교수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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