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등 케이블서 ‘창조경제’ 영상
박근혜정부와 ‘코드 맞추기’ 분석
시사프로 중단도…CJ “수사 무관”
박근혜정부와 ‘코드 맞추기’ 분석
시사프로 중단도…CJ “수사 무관”
씨제이(CJ)그룹의 미디어 계열사인 씨제이이앤엠(CJ E&M)의 케이블채널들이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인 ‘창조경제’를 홍보하는 영상을 대대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정치권의 ‘심기’를 건드려온 시사 풍자 프로그램은 편성에서 빠지고, 새 시사 프로그램도 돌연 방송하지 않기로 했다.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티브이엔>·<채널씨지브이>·<오씨엔>·<온스타일>·<엠넷>·<바둑티브이>·<엑스티엠> 등 씨제이이앤엠의 케이블채널들은 이달 초부터 30초 분량의 ‘스테이션 아이디’(방송사 이미지 홍보 영상)를 내보내고 있다. 각 채널의 대표 프로그램을 앞세우는 등 영상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창조경제를 주제로 삼고 말미에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음성과 자막으로 내보내고 있다. 티브이엔은 인기 드라마였던 <응답하라 1997> 영상을 테마로 삼은 창조경제 홍보 영상을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내보낸다. 씨제이그룹은 지상파 방송에도 창조경제를 홍보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씨제이이앤엠 쪽은 “이전부터 ‘콘텐츠 산업이 곧 창조경제’라는 방향을 세우고 창조경영 전파에 힘써왔다”는 입장이지만, 이런 영상이 대대적으로 전파를 탄 배경과 시점에 대해 또 다른 풀이가 나온다. 이재현 회장에 대한 수사 때문에 박근혜 정부에 호의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씨제이의 케이블채널은 시사 풍자 또는 시사 프로그램의 방영도 중단하거나 방영 계획을 취소했다.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등을 풍자해 화제가 된 <에스엔엘(SNL) 코리아>의 ‘여의도 텔레토비’ 꼭지를 잇는 ‘글로벌 텔레토비’가 지난달 말 폐지됐다. 역시 티브이엔에서 최일구 전 <문화방송>(MBC) 앵커를 영입해 첫 회까지 제작된 <최일구의 끝장토론>은 예정된 방영일 직전 방송이 취소됐다. 씨제이 쪽은 이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했지만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기고 방송하지 않게 된 경위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종합편성채널을 보유한 보수 신문들이 씨제이 채널이 시사 문제를 다루는 것은 ‘유사 보도’ 행위로 법령 위반이라고 시비를 걸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회장 개인의 문제 때문이든 방송 규제 때문이든, 이 회장 수사를 필두로 한 정부 쪽 또는 보수 신문들의 ‘공세’에 몸 낮추기를 하는 모양새다.
씨제이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창조경제 홍보는 회장 수사와 전혀 관계가 없다. 씨제이가 식품회사에서 출발해 엔터테인먼트, 물류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이룬 것이 창조경제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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