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납부를 남에게 알리지 말라”
한사코 얼굴감춘 예비주주들 계좌이체 경우등 주식전환 어려워
한사코 얼굴감춘 예비주주들 계좌이체 경우등 주식전환 어려워
“내가 한겨레 발전기금을 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아다오. 그저 좋은 신문 만들기를 부탁한다.”
한겨레 발전기금 납부자들 중 일부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 유언’을 닮았다.
제2창간 발전기금에 참여한 손길이 5천명을 넘어섰고, 참여자들은 〈한겨레〉가 제2창간을 통해 더욱 발전하고 새로워지기를 기원하는 한뜻이지만 참여 사연과 배경은 제각각이다. 참여 액수도 1만원에서부터 5천만원까지 다양하다. 참여 배경이 제각각이고, 액수 또한 형편과 처지에 따라 다양하지만 발전기금으로 상대적으로 거액을 낸 예비주주들은 ‘이순신과’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일찌감치 5천만원을 낸 40대의 기업인은 발전기금 납부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고, 한 60대는 30대인 세 아들 명의로 1천만원씩 3천만원을 납부하며 절대로 자신과 자녀의 참여 사실을 알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지은 지 30년 넘은 좁은 시영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기업 대표도 1천만원을 발전기금으로 내면서 “밝히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했는가 하면, 500만원씩을 낸 40대, 50대의 전문직업인들도 참여 사연을 묻는 기자에게 한목소리로 “내가 발전기금 낸 까닭을 알려고 하지 말라”며 연락을 끊었다. 1천만원의 발전기금을 내고 유학을 떠난 한 30대는 연락을 해 달라는 거듭된 요청에 전자우편 회신조차 않고 있다.
얼굴을 감추는 납부자들은 꼭 유명인이거나, 거액의 자산가인 까닭이 아니다. 이들은 “한겨레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낸 것일 뿐이니, 나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 말고 더욱이 알리려 하지 마시라”는 한결같은 부탁을 했다.
한겨레신문사는 이분들의 의사를 존중해 일처리를 하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생기는 실무상의 어려움도 있다. 한겨레 제2창간 발전기금은 익명으로 접수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5천원당 1주씩 한겨레신문사의 주식으로 전환되어야 한겨레신문사가 애초의 목적에 맞게 자본금을 확충할 수 있는 만큼, 주주 명부에 등재할 주민등록번호 등 납부자의 개인 정보는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8월18일 조흥은행을 통해 3천만원을 계좌이체로 입금한 이아무개씨의 경우, 이름과 액수 외에는 한겨레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전혀 없어 이씨가 희망한 것처럼 한겨레 발전기금으로 전환할 수 없는 형편이다.
배경록 제2창간운동본부 주주배가추진단장은 “은행 계좌이체를 통해 발전기금을 내신 분들에게 꼭 신문사로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알림과 광고를 여러번 냈지만, 아직 연락을 취하지 않아 주식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3천만원을 입금한 이○○씨를 비롯해,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분들은 꼭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연락할 곳: 한겨레 주주센터 02-710-0126~8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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