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 “시청률 오르고 추가자금 조달돼야”
출범 때부터 지속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었던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이 지금부터 적어도 3년은 더 지나야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시청률 상승과 추가 자금 조달 여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용평가 업체인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낸 ‘불안한 종편, 생존과 성장을 위해 인내와 자금력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종편의 시청률은 2.6~3.5%로 추정되며, 지금 같은 추세라면 최소 3년이 더 걸려야 여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스비에스>(SBS)를 비롯한 기존 방송사들이 시청률 1%당 평균 1284억원, 종편 4사가 시청률 1%당 평균 1097억원가량의 광고 수익을 올리는 점에 기초해, 종편 사업자들이 일정 수준의 제작 투자를 지속한다는 가정 아래 계산한 결과다. 출범 때 4개사 합산 1.28%였던 종편 시청률은 2013년 1분기에 2.92% 수준까지 상승했으나, 케이블방송(11.61%), 지상파방송 3사(13.54%)와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시청률이 오를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때까지 제작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지가 또 다른 관건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머지않아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시점이 올 것이며, 대주주의 자금력과 신용도가 장기전에서 버티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사업자는 다른 종편에 합병되거나 유료방송채널 대형화 추세 속에서 다른 방송 사업자에 인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역시 주요 변수인 광고 수주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종편 4사는 2012년 전체 226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적자 규모는 3097억원에 달한다. 보고서는 “광고 시장 확대를 통한 성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짚었다. <한국방송>(KBS) 수신료가 인상되면 종편의 광고가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한국방송이 6000억원의 광고 수익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포기하더라도, 다른 지상파 방송에 우선순위가 밀리는 종편의 광고 수익 확대 효과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프로그램 질에 대한 부정적 여론, 최근 시작된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승인 심사 등도 종편 사업자들한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종편 사업자들이 변화를 시도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제이티비시>(JTBC)는 손석희 보도 부문 사장이 16일부터 직접 뉴스 진행에 나섰고, 오상진·문지애 전 <문화방송>(MBC) 아나운서도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용했다. <엠비엔>(MBN)은 사회 참여 행보로 주목받아온 김미화씨에게 이달부터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겼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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