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경남도민일보> 구주모 대표,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
송건호 언론상 받은 경남도민일보·프레시안
정치와 사회가 역행하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공안기관의 선거 개입, 마녀사냥과 흡사한 ‘종북 몰이’가 단적인 사례다. 제구실을 망각한 언론이 조연 노릇을 하고 있다. 권력과 자본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 정론 언론에 대한 목마름이 큰 이유다.
송건호언론상 심사위원회는 ‘제12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경남 지역 종합일간지 <경남도민일보>(대표 구주모·왼쪽)와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이사장 박인규·오른쪽)을 9일 선정했다.
한겨레신문사와 청암언론문화재단이 함께 주관하는 송건호언론상은 청암 송건호(1927~2001) 선생의 언론정신을 이어받고 있는 개인 또는 단체에게 준다. 심사위원회는 “송 선생이 강조한 정신 가운데 올해는 ‘언론의 독립’이라는 관점에서 심사를 했다. 언론사의 제도적 장치가 확보되고 구성원들의 의식이 투철할 때 언론 독립은 이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99년 ‘개혁 언론’의 기치를 들고 6천여명의 경남 도민들이 주주로 참여해 창간한 경남도민일보는 지역 언론의 모범으로 꼽힌다. 경영과 편집의 분리 원칙을 편집규약에 명문화하고, 경영진 중간평가제·편집국장 임명동의제·노사공동위원회 등 다양한 장치들을 만들어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올해 밀양 송전탑 건설과 진주의료원 폐업 같은 지역 현안들을 다루면서,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려는 국가 에너지 정책의 문제점을 짚는 등 꾸준하고 심층적으로 사안의 본질을 파헤쳐 주목을 받았다. 심사위원회는 “지역 언론의 지평을 넓히고 존재 의의를 증명하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2001년 출범해 대표적 인터넷 매체로 자리잡은 프레시안은 올해 6월 ‘제2 창간’을 선언하며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협동조합이라는 획기적 소유 구조를 채택했다. 프레시안은 지난 10여년 동안 심층보도와 기획기사로 황우석 사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삼성 반도체공장 백혈병 문제 등 정부와 사회의 부조리를 감시하고 진실을 파헤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온라인 뉴스 시장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적자에 시달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가운데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것은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생명·평화·평등·협동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며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 건강한 대안 언론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17일 오후 6시30분 서울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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