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서청원 의원 사위 업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일보>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중소기업인 삼화제분과 이종승 <뉴시스> 회장이 함께 꾸린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2부(재판장 이종석)는 17일 한국일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삼화제분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9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아온 한국일보는 지난달 8일 매각을 위한 공개 경쟁 입찰을 공고한 바 있다. 이어 한국일보 사내외 인사들과 매각주간사로 이뤄진 평가위원회가 본입찰에 참여한 3개 업체를 평가했는데 삼화제분 컨소시엄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삼화제분 컨소시엄은 입찰금액은 물론이고 ‘편집권 독립’ 등 언론의 공공성 보장, 향후 투자 계획, 사원 복지 증진 등의 평가 지표에서 최고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금액은 300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화제분은 비리 혐의로 물러난 장재구 전 한국일보 회장이 회장직에 있을 때인 올해 초 한국일보와 인수 협상을 벌였으나 무산된 바 있다. 삼화제분은 자본금이 87억여원이고 직원 수도 수십 명에 불과하지만 재무 구조가 탄탄한 알짜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인 박만송 회장은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의 둘째 아들로 현재 삼화제분의 경영을 맡고있는 박원석 대표이사는 10월 재선거로 정계에 복귀한 ‘친박 실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의 사위다. 이 때문에 신문의 정체성을 두고 한국일보 내부에서 일부 우려가 제기됐으나, 한국일보 관계자는 “평가위원회에서 이런 문제들도 충분히 심사했기 때문에 보도의 공정성이나 편집권 독립과 관련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계열사인 <서울경제> 기자 출신으로 한국일보 사장과 부회장을 지낸 이종승 <뉴시스>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삼화제분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삼화제분 컨소시엄은 실사를 진행한 뒤 내달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삼화제분 컨소시엄의 증자 대금으로 채무를 갚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이 채권단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받으면 한국일보는 회생 절차를 마치게 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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