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O: 종합유선방송사업자
CJ헬로비전·HCN 등과 계약 합의
“의무재전송에 이은 추가 특혜” 비판
CJ헬로비전·HCN 등과 계약 합의
“의무재전송에 이은 추가 특혜” 비판
방송 케이블망 사업을 하는 대형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에게 수신료(프로그램 사용료)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종합편성채널(종편)들이 결국 돈을 받게 될 전망이다. 황금 채널과 의무재전송 특혜를 받은 종편이 수신료까지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유선방송 업계 말을 종합하면, <티브이조선>·<제이티비시>·<채널에이>·<엠비엔> 등 종편 4사는 최근 씨제이(CJ)헬로비전과 현대에이치시엔(HCN) 등 일부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과 2013년분부터 수신료를 받기로 합의하고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종편들은 이를 바탕으로 아이피티브이(IPTV) 등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과도 계약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종편의 수신료 수수는 여러 면에서 반발을 부를 전망이다. 먼저 의무재전송 채널이 수신료를 받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같은 의무재전송 채널인 <한국방송>(KBS) 1텔레비전과 <교육방송>(EBS)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한테서 수신료를 받지 않는다. 의무재전송 채널인 와이티엔이 수신료를 받는 것은 유선방송 출범 초기부터 시장 성장에 기여한 바가 크기 때문에 예외적인 경우라는 것이다. 종편의 경우 강제적으로 10번대 채널에 배치하는데 수신료까지 준다면 생돈을 바치는 것이라는 게 유선방송 업계 일각의 지적이다. 거꾸로 홈쇼핑 업체들은 낮은 채널을 받으려고 해마다 몇천억원씩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에게 지불하고 있다. 박성호 개별피피(PP)발전협의회 회장은 “미국에서는 신설 채널은 5년간 수신료를 받지 못하는데, 각종 특혜를 받은 종편이 수신료까지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케이블 업계 전체로 볼 때 종편 수신료는 이중 부담이 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은 시청자들한테서 거둔 수신료의 25%를 개별 채널 운영사들에게 주는데, 종편 몫을 포함시키면 영세한 다른 채널들 몫이 준다. ‘25%’와 분리해 지급한다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 부담이 커진다. 씨제이헬로비전 관계자는 “우리는 종편 수신료는 일반 채널 운영사 수신료와는 분리해 논의한다는 틀 아래에서 금액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편은 모회사인 신문 등을 통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을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6월 종편 4사 실무진의 논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문건이 공개됐는데, 수신료 문제에 관해 신문사의 영향력을 이용하고 청와대 등을 압박하자는 내용이 나온다. 실제로 종편을 소유한 신문사들은 씨제이 비자금 의혹 등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의 모기업이 관련된 사안을 적극 보도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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