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미디어

언론계 “방송·통신 현안 처리능력 의문”

등록 2014-03-14 19:56수정 2014-03-14 22:37

학계 “사회적 합의기구 위상 접고
규제기관으로 축소하려는 것”
우리나라 방송·통신 관련 정책을 아우르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대통령 직속의 합의제 기구이지만 최시중 초대 위원장 때부터 ‘사실상 독임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여야 3:2로 이뤄진 위원회 구조상 장관급인 위원장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언론계에서는 누가 방통위원장을 맡는지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다.

14일 청와대가 새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한 최성준 후보자는 법조계에 오래 몸 담아온 현직 판사라는 점에서 이전 방통위원장들과의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최시중·이경재 등 이전 방통위원장들은 대체로 언론인 출신의 정치인들이었다. 언론인 출신 정치인을 중심으로 하는 인선은 ‘다양한 사회 여론을 아우를 수 있다’는 기대를 내세웠지만, 결국 정파적 이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이유로 법조인 출신의 방통위원장 인선에 대해 언론계에서는 섣부른 평가를 자제하면서도 우려를 함께 내보이는 분위기다. “보수적인 성향이긴 하지만 정치인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정파적 이해나 업계 요구에 쉽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전문성·정치력 부족으로 갈등이 첨예한 방송·통신 현안들을 제대로 추스리기 어려울 것이란 현실적인 우려가 더 많다.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정파적 이익을 막무가내로 대변할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갈등을 조정할 정치적 능력에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 역시 “치열한 이해 타산을 조정해나갈 정치적 수완이나 능력이 있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전문성 부족”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어떤 의도로 최 후보자를 지명했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는 방통위 위상을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와 같은 ‘규제기관’으로 축소시키기 위한 조처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방통위에는 방송·통신 규제기관이라는 위상뿐 아니라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로서의 위상이 있는데, 법조인을 수장으로 앉힌 것은 이런 위상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방통위는 이미 정책 생산의 구실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우려는 최 후보자와 3기 방통위가 앞으로 맞닥뜨릴 현안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기 방통위는 주요 현안들을 임기 내에 서둘러 처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방송>(KBS) 수신료 인상안은 이미 국회에 넘겼고, 특혜 논란에 시달려온 3개 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을 임기 만료 전날인 24일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3기 방통위 역시 이 현안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방송 수신료는 국회에서 한바탕 진통을 겪을 전망이고, 직접 광고영업이나 다름없는 ‘1사1미디어렙’ 허용 등 종편에 대해서는 재승인 심사가 완료된 뒤에도 특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해직 언론인 복직’ 등 언론계의 오래된 과제도 답보 상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