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새로 임명된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과 육동인 춘추관장(왼쪽에서 둘째부터)이 춘추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대변인에 정연국
직전 대변인 민경욱도
‘권력지향 언론인’ 추문
“저널리즘을 쓰레기통에” 비난 받아
외부 비판 아랑곳 않고
현직 끌어오는 청와대도 문제
직전 대변인 민경욱도
‘권력지향 언론인’ 추문
“저널리즘을 쓰레기통에” 비난 받아
외부 비판 아랑곳 않고
현직 끌어오는 청와대도 문제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에 이어 청와대가 또다시 대변인으로 현직 언론인인 정연국(54) 전 <문화방송> 국장을 발탁해, ‘폴리널리스트’(권력지향적 언론인)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이번 정연국 대변인 선임에 따라, 박근혜 정부 들어 <한국방송> <문화방송> <에스비에스> <와이티엔> 등 4개 주요 방송사 모두에서 현직 언론인이 대변인 또는 홍보수석 자리를 맡아 청와대로 ‘직행’한 선례가 남게 됐다.
지난해 2월 민경욱 당시 한국방송 문화부장이 갑작스럽게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됐을 때, 한국방송 기자들은 “마지막 남은 한국방송 저널리즘의 자존심을 쓰레기통에 처박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언론·시민단체 등도 “대변인 선임 철회”를 요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도 현직에 있는 언론인이 하루 아침에 자신이 감시하고 비판해야 할 대상인 권력기관의 ‘입’이 된다는 데 대한 반발이 컸다. 게다가 민 전 대변인은 당시 메인 뉴스 프로그램 진행을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영방송 전체의 공정성과 객관성에까지 흠집을 낸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직인 정연국 전 문화방송 국장을 새 대변인으로 선임한 이번 인사 역시 비슷한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민 전 대변인이 한국방송에서 메인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것처럼, 정 전 국장은 문화방송의 대표 토론 프로그램인 <100분토론>의 진행자를 맡아왔다. 정 전 국장은 ‘청와대 대변인 발탁’ 소문이 돌았던 지난 23일에야 회사에 사표를 냈고,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부장을 통해 회사에 ‘청와대로 간다’는 소식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비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현직 언론인을 계속해서 끌어오는 청와대의 태도도 문제로 지적된다. 박근혜 정부는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 자리에 꾸준히 현직에 있는 언론인, 특히 방송사 출신들을 임명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2월 초대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남기 당시 에스비에스미디어홀딩스(<에스비에스> 지주회사)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난 윤창중 전 대변인의 후임으로는 2014년 2월 민경욱 당시 한국방송 문화부장을 발탁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와이티엔> 자회사인 디지털와이티엔 사장으로 있던 윤두현 사장을 홍보수석으로, 올해 2월에는 그 후임 홍보수석으로 김성우 에스비에스 기획본부장을 임명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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