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방송장악’ 대화사실 등 지적
<한국방송>(KBS) 새 사장 선임과 관련해 강동순 전 한국방송 감사와 고대영 케이비에스비즈니스 사장 중 한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 내부 노동조합, 협회 등은 “사상 최악의 부적격 후보”라며 총파업 등 강경한 반발을 예고했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지난 23일 낸 ‘특보’에서 “역사상 최악의 부적격 후보인 강동순, 고대영이 최종면접 대상자에 올랐다”며, 현재 다섯명으로 압축된 후보 가운데 강동순 전 한국방송 감사와 고대영 케이비에스비즈니스 사장의 ‘2파전’을 예측했다. 한국방송 안팎에는 지난 21일 여당 추천 다수이사들만 참여했던 이사회에서 최종면접 대상자 5명을 추려낼 때, 강동순 전 감사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강동순 전 감사와 그 다음 순위로 알려진 고대영 사장에게 특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노조는 특보에서 두 사람의 과거 행적들을 상기시키며 “강동순, 고대영이 케이비에스에 발을 들이는 순간 총파업”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강 전 감사에 대해서는, 2006년 방송위원 재직 시절 한나라당 사람들과 만나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면 방송계를 하얀 백지에다 새로 그려야 한다” 등 ‘방송 장악’ 대화를 나눈 사실을 지적했다. 당시 이 같은 녹취록 공개로 언론계에 큰 파문이 인 바 있다. 또 “강 전 감사가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 선언’에 꼬박꼬박 이름을 올리는 등 뉴라이트와 뜻을 함께했다”며, 여당 추천 다수이사들 가운데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강 전 감사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대영 사장에 대해서는 “보도국장·보도본부장 재임 시절 기자협회와 노동조합의 신임투표에서 각각 93.5%, 84%의 불신임을 기록한 바 있다”며 ‘친정권적 보도’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또 “2011년 수신료 인상 과정에서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의 배후로 지목된 것과 현대그룹으로부터 골프·술 접대를 받았다는 점 등이 도덕적 흠결로 지적된 바 있다”고 전했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26일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자 한명을 결정한다. 한국방송 내부 노조와 협회 등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낙하산 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연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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