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페북 직원, 인터뷰서 밝혀
“보수적 성향 뉴스 노출 막아왔다”
가디언 “편집팀 간여” 문건 공개
“보수적 성향 뉴스 노출 막아왔다”
가디언 “편집팀 간여” 문건 공개
전세계적인 뉴스 플랫폼으로 떠오른 페이스북이 특정한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 뉴스가 노출되지 않도록 편집해왔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 전문매체인 <기즈모도>는 지난 3일 “페이스북이 자사의 뉴스 노출 서비스인 ‘트렌딩 토픽’에서 보수적 성향의 뉴스 노출을 막아왔다”고 주장하는 전직 페이스북 직원과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트렌딩 토픽은 이용자들이 주목하는 주요 뉴스를 실시간으로 추려서 노출해주는 서비스로, 2014년 미국 지역에서 웹 버전으로 도입됐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이 서비스가 페이스북 내에서 보인 이용자들의 행위에 기반해 ‘개인 맞춤형’으로 운영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 보도를 통해, 기계적인 ‘알고리즘’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영국 <가디언>은 지난 13일 페이스북 내부 문건을 입수해, “12명 안팎으로 구성된 ‘편집’ 팀이 트렌딩 토픽 서비스에 오를 뉴스의 선정에 간여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서는 페이스북이 어떤 뉴스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10개 정도의 주요 매체를 주로 참고한다거나, 가치 있는 뉴스를 “끼워넣거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등의 이유로 노출하지 않을 뉴스를 걸러내는 등의 지침이 드러났다. 가디언은 “신뢰할 만한 뉴스 소스의 리스트를 만들어두거나 뉴스 가치를 판단하는 지침 등은 전통적인 뉴스 매체의 가이드라인과 매우 닮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은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가장 인기 있는 기사를 정리한 뒤 큐레이터들이 이를 정리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주목할 만한 주제를 선별하고 표출한다. 큐레이터들이 정치적인 관점을 더하거나 배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기즈모도의 보도를 부정했다. 그러나 미국 상원이 페이스북에 해명을 요구하는 등 갈수록 논란이 커지자,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전방위적인 내부 조사를 거쳐 원칙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일이 있었는지 확인되면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포털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국내에서도 이번 사례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성규 <블로터> 미디어랩장은 “알고리즘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더라도, 반대로 사람이 편집에 개입하더라도 ‘공정성’ 논란을 원천적으로 피해갈 수는 없다. 이번 사례는 뉴스 유통 권력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끊임없이 캐묻고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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