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리포트 조작’ 의혹 이어 ‘보복 인사’ 논란

<뉴스데스크> 음성변조 3건의 인터뷰에 동일인 연출 의심
회사는 “아무런 문제 없다”-구성원들 “납득 못해”
문제 제기한 기자 최근 심의국으로 인사 발령

<문화방송>(MBC) 내부에서 ‘리포트 조작’ 의혹을 제기한 기자협회장이 갑작스럽게 보도본부 밖으로 인사 발령을 받은 데 대해, ‘부당인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문화방송 출신 야당 의원들은 최근 이 방송사 내부에서 불거진 <뉴스데스크> ‘리포트 조작’ 의혹과 이와 관련된 최근 회사의 인사 조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월 문화방송 기자협회는 앞선 4~5월 방송된 리포트 가운데 익명 인터뷰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는 지난달 발행한 노보를 통해 이를 공론화한 바 있다. 동일한 기자가 제작한 서로 다른 세 개의 리포트에서 각각 인용된 음성변조 인터뷰가 동일인의 것으로 보이는 등 ‘연출’ 의혹이 있으며, 이 가운데 두 개의 리포트는 방송으로도 나갔다는 내용이다. 회사는 “해당 리포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내부 구성원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기자협회장인 김희웅 기자가 최근 심의국으로 발령받아, ‘부당인사’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 문화방송 출신인 최명길·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에게 관련 사안을 철저히 감독하도록 요구했다. 최명길 의원은 고 이사장에게 “연출 의혹 있는 인터뷰에 대해 조사를 했는지, 어떻게 보고를 받았는지” 묻고, “기자협회장의 ‘징계성 보복 발령’에 대해서도 꼼꼼히 챙겨달라”고 요구했다. 고 이사장은 “아직 결과를 보고받지 못했는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수 의원은 “잘못된 소문은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해당 리포트를 제작한 기자의 실명을 언급하며 “전혀 다른 시점과 내용의 리포트인데 동일인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것이 확인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이를 정확히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또 ‘리포트 조작’ 의혹을 받는 기자에 대해 “‘백종문 녹취록’에도 외부 매체에 정보를 제공해주는 사람으로 등장하며, 본부노조에 대항하며 회사와 발을 맞춰온 기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사안에 대해 언론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한국방송기자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희웅 기자에 대한 인사 발령은 보복성 인사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이번 일은 문화방송 수뇌부의 도덕성을 의심케 하는 중대한 문제이며,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한국기자협회 역시 성명을 내고, “문화방송은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만 주장할 뿐 검증 과정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조사 내용을 설명해달라는 요청도 묵살하고 있다”며 “김희웅 기자에 대한 부당인사를 당장 철회하고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사실을 명명백백 밝히라”고 요구했다.

최원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