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킴이 운영하는 뉴스레터 ‘데일리 스킴’ 갈무리
나날이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뉴스레터’라는 오래된 방식으로 젊은 세대, 특히 여성층을 사로잡은 미국의 뉴스 신생기업(스타트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방송사 <엔비시>(NBC)에서 일하던 대니얼 바이스버그와 칼리 재킨은 2012년 ‘스킴’(Skimm,
http://www.theskimm.com)이라는 신생기업을 차렸다. 스킴은 뉴스레터를 통해 주목할 만한 뉴스를 친근하게 설명해주는 서비스에 나섰는데, 이는 많은 미디어 기업들이 누리집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주된 플랫폼으로 삼는 흐름과 크게 달랐다. 그런데 창업한 지 4년 가까이 된 지금, 스킴의 뉴스레터인 ‘데일리 스킴’을 구독하는 독자가 4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스킴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는 “매일 100만명이 데일리 스킴을 열어본다”며, 스킴의 성공을 월 2억명의 방문자를 끌어모으는 <버즈피드>에 비교했다. 스킴은 올해 ‘21세기 폭스’로부터 85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아이폰용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스킴의 성공은 ‘젊은 세대는 뉴스에 관심이 없다’는 편견을 깨뜨렸다. 스킴의 기본적인 지향점은 ‘뉴스를 알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마치 친구가 알려주듯 그날그날의 뉴스를 말해준다’는 것인데, 여기에 ‘밀레니얼 세대’(1980년 이후 출생 세대), 특히 여성들이 크게 호응했다. 현재 스킴 구독자의 80%가 22~34살 여성이라고 한다. 대도시에 사는 젊은 세대라면 누구나 쓰는 전자우편을 통로로 삼은 데다가, 기성 뉴스 채널들처럼 뉴스를 딱딱하게 다루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알아둬야 할 필수 교양처럼 다루는 방식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일리 스킴을 보면, ‘줄거리 요약’,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앞으로 어떻게 될까?’ 등의 발랄한 제목과 젊은 세대의 말투를 활용하면서도 꼼꼼한 팩트체크 등 저널리즘의 기본도 신경쓰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스킴이 독자들과의 ‘관계 맺기’에서 거둔 성공이다. 사람들이 전자우편을 실제로 열어보는 비율이 평균 21.5% 정도인데, 데일리 스킴은 35%에 달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스킴은 ‘스킴대사’(Skimm’bassador)란 이름의 충성 독자층을 따로 관리하는데, 현재 그 숫자가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스킴의 콘텐츠를 자신들의 공동체에 퍼나르고 회사에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한다. 스킴은 회사 로고가 박힌 옷이나 가방을 준다거나, 회사로 초청을 한다거나, 인턴 자리나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여러가지 방식으로 이들에게 보답한다. 미국의 미디어 분석가 리치 그린필드는 “스킴은 단지 사용자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지속될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킴의 창업자들 역시 “스킴은 ‘멤버십’과 구독자들의 행동을 활성화시키는 데 주력하는 회사”라고 밝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