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팀 조사 결과 발표
일반인 74% ‘찌라시 톡’을 ‘가짜뉴스’로 인식
‘가짜뉴스’라도 뉴스 형식 갖출수록 신뢰도 높아
연령대 높을수록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 많아
일반인 74% ‘찌라시 톡’을 ‘가짜뉴스’로 인식
‘가짜뉴스’라도 뉴스 형식 갖출수록 신뢰도 높아
연령대 높을수록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 많아
이른바 ‘가짜 뉴스’에 대한 개념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기사 형식을 취하고 있는 조작된 온라인 콘텐츠’ 등을 ‘가짜 뉴스’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9일 배포한 ‘일반 국민들의 ‘가짜 뉴스’에 대한 인식’ 보고서를 보면, 826명의 조사 대상자 가운데 80%가 ‘기사 형식의 조작된 온라인 콘텐츠’를 ‘가짜 뉴스’로 생각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트위터 등에서 유포되는 정체불명의 게시물’(74.3%), ‘카카오톡·라인 등에서 유포되는 속칭 ‘찌라시 톡’(74.1%), ‘들어본 적 없는 <○○뉴스>란 이름으로 배포되는 인쇄물’(72.4%) 등을 ‘가짜 뉴스’로 생각한다는 응답률도 높았다. 다만 ‘기존 언론사들의 왜곡, 과장 보도’에 대해서는 40.1%만이 ‘가짜 뉴스’에 해당한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가짜 뉴스’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 없이 이를 무조건 규제하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조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제로 유통된 바 있는 ‘가짜 뉴스’를 피시 화면에 뜬 인터넷 뉴스 형식과 모바일 메시지 형식으로 두 집단의 조사 대상자들에게 각각 보여줬다. 그 결과 피시 화면을 본 집단에서는 72.6%가, 모바일 메시지를 본 집단에서는 85.3%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두 집단의 신뢰도가 모두 낮게 나왔지만, ‘가짜 뉴스’라도 제호와 분류, 관련 기사 등 뉴스 형식을 좀 더 갖춘 기사를 더 신뢰한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실제 기사를 그대로 실은 이른바 ‘진짜 뉴스’ 2꼭지와 내용을 조작한 ‘가짜 뉴스’ 4꼭지를 섞어서 조사 대상자 1084명에게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별해보라고 한 결과, ‘진짜 뉴스’와 ‘가짜 뉴스’를 모두 정확히 가려낸 사람은 1.8%에 그쳤다. 6개 가운데 5개를 정확히 구분해낸 응답자는 12.8%, 4개를 구분해낸 응답자는 29.2%였다.
본인이 가짜라고 판단하는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경험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조사 대상자의 32.3%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연령대가 낮을수록 ‘가짜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20대는 37%, 30대는 34.1%, 40대는 33.7%, 50대는 24.7%였다. ‘가짜 뉴스’를 직접 받거나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은 ‘가짜 뉴스’의 주된 경로로 포털·페이스북·카카오톡 등 인터넷(76.3%), 신문·텔레비전 등 대중매체(9.1%), 친구·선후배 등과의 사적인 모임(7.7%) 등을 꼽았다.
연구팀은 ‘한국사회에서 ‘가짜 뉴스’로 인한 문제점이 매우 심각하다’(83.7%) 등의 응답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가짜 뉴스’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 등 인격권 침해를 야기하기 때문에 규제되어야 한다’(88.8%), ‘정치적 이슈를 판단하는 데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규제되어야 한다’(87.8%), ‘사회적 혼란과 분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되어야 한다’(87.6%) 등 ‘가짜 뉴스’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고도 밝혔다. 반면 50대의 경우 59.6%가 규제 의견에 매우 동의한다고 한 반면, 20대의 경우엔 35%만이 규제 의견에 매우 동의한다고 답해, 연령별로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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