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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엔지오

‘해야지’ 생각만 말고 계획 세워 ‘행동’ 하세요

등록 2007-03-11 15:21

학습 클리닉 /

중학교 3학년이 된 희정이는 하위권에 속하는 학생이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하시는 이야기의 대부분이 잘 이해되지 않고, 친구와 만나는 재미가 학교 생활의 유일한 낙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님의 칭찬도 받고 싶고, 또 노력하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뭇 의젓한 면도 보여줘서, 현재 성적이 좀 낮기는 하지만 언젠간 마음 먹고 할 수 있는 믿어도 될 만한 아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조금 더 이야기를 해보면서, 희정이의 실제 생활은 그 생각과 간격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학교를 마치면 친구와 함께 놀다가 저녁 먹을 시간 즈음 집에 들어오고, 저녁부터 밤늦게까지 주로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자는 시간은 새벽 3~4시. 자연히 다음날 학교 수업시간에 잠을 보충할 수밖에 없었다. 공부하는 시간은 거의 없을 것으로 짐작됐다.

공부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면, 아무리 대견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성적은 ‘생각’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얼마만큼의 공부를 하는지, 곧 ‘행동’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현실을 감추는 역할을 하고 있는 한, 아무리 그 내용이 긍정적이어도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먼저 현실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작업이 필요했다. 먼저 현재 학력수준을 진단해 볼 수 있는 문제를 풀어보도록 했다. 특히 수학과 같은 교과목은 이전 학년의 어디부터 제대로 학습이 안 돼있는지 알고, 그것부터 먼저 공략하지 않으면 도무지 이해하기가 어려운 과목이므로 수학문제를 풀어보도록 했다. 예상대로 희정이는 중학교 3학년이지만 초등학교 4~5학년 때 이미 배웠던 문제들도 제대로 풀지 못했다. 그리고 아까 대충 이야기한 하루 동안의 시간 사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적어 보도록 했다. 공부하는 시간은 30분이 채 되지 않았다.

신을진/한국싸이버대 상담학부 교수
신을진/한국싸이버대 상담학부 교수
“희정아, 지금 이 문제를 풀었는데 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왔구나. 그런데 선생님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현재 희정이가 공부를 하는데 사용하고 있는 시간이야. 만일 지금처럼 공부를 하는데 계속 이만큼의 시간만 사용한다면 희정이가 한 학기 지난 다음에 성적이 올라갈 수 있을까?” 물론 대답은 “아니오”다.

이제 희정이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될 것이다. 매일 어느 정도 공부를 하는 것이 적당한지도 정할 것이다. 특히 수학의 경우 기초적인 내용을 보충하기 위해 이전 학년의 교과서나 문제집도 공부할 필요가 있다. 계획을 실천한 날이 하루에서 이틀로, 이틀에서 사흘로 점차 많아진다면, 그때는 정말 ‘그래! 잘 될거야’를 외쳐 볼 만하다. 공부는 ‘생각’이 아닌 ‘행동’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신을진/한국싸이버대학교 상담학부 교수 ejshin8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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