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 의인’ 고 안치범씨의 유가족이 장학금을 기부했다.
마포구청(구청장 박홍섭·왼쪽 둘째)은 지난 2일 고인의 부모 안광명(오른쪽 둘째)·정혜경(맨오른쪽)씨가 마포인재육성재단을 찾아와 1천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했다고 14일 밝혔다. 안씨의 부모는 “성우를 꿈꿨던 아들을 대신해 재능있는 청소년들의 꿈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재단 쪽은 “유가족이 장학금 기부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 했지만 장학사업에 고인의 의로운 마음이 전달됐음을 구민들에게 전하고자 기탁 사실을 공개한다”고 말했다. 기부금은 마포구에 사는 초·중·고·대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의인 안씨의 희생은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기업 ‘쉐어앤케어’와 화상환자 지원단체 ‘베스티안’은 오는 22일 마포구청에 ‘안치범 소화기’ 1500여개를 전달할 예정이다. 쉐어앤케어는 지난해 9~10월 페이스북을 통해 ‘좋아요’를 누르거나 ‘게시물 공유’를 하는 만큼 후원사가 기부금을 내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벌여 3만7천여명의 누리꾼과 함께 후원금 2천만원을 모아 소화기를 제작했다. 소화기에는 ‘안치범 의인, 잊지 않겠습니다’ 문구가 적힌 스티커도 붙인다.
의인 안씨는 지난해 9월 살고 있던 서울 마포구 서교동 건물에 불이 나자 몸을 피했다가 이웃들에게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다시 건물로 뛰어들어 집집마다 초인종을 눌러 모두 대피시켰으나 자신은 끝내 숨졌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